“아베 정권, 군위안부 등 과거사 적극 해결 자세 보여야”
한국과 일본이 22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관계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미국은 조야 가릴 것 없이 환영 기류를 보이고 있다.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양국의 좋은 관계는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고 서로 이익이 될 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환영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원장은 연합뉴스에 “나는 한국과 일본이 냉각기를 거쳐 관계개선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서로를 향해 문을 닫고 정상적으로 교류하지 않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팔 부원장은 “양국 지도자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하는 제스처를 보인 것은 서로 조화롭고 신뢰 있는 관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현재 아시아지역은 한일관계 경색의 가장 큰 수혜자인 중국의 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지역현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반도담당 선임연구원도 “양국 지도자들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화해의 메시지를 보낸 것은 고무적”이라며 “양국의 실용주의적 태도가 보다 안정적 관계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그러나 “양국이 화해와 경색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진정으로 끊을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지일파인 브래드 글로서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이사와 함께 ‘한·일 정체성 충돌’이라는 공동저서를 출간한 스나이더 연구원은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를 보다 확실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지도자들이 제국주의 시절의 과오를 도덕적·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직접적으로 해결해야 하다”며 “이럴 경우 한국 지도자들도 전후 발전과정에서 일본이 기여한 점을 용기 있게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임스 퍼슨 우드로윌슨센터 한국 역사·공공정책 센터 소장은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과거사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퍼슨 소장은 “성노예 문제는 더이상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베 총리는 역사의 기록을 무시하는 행보를 중단하고 주변국과 실질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회 전문위원 출신의 데니스 핼핀 존스홉킨스대 객원연구원은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방미 이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더욱 대담해진 상황이며, 그의 부인처럼 올해 안에 야스쿠니를 다시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한국 내에서 나오는 보도는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나는 최근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를 둘러싼 긴장을 관리하면서 양국의 공통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증거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 대북 억지와 평화통일 목표 추진, 인권·시장경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국제규범 존중 등에 있어 양국이 더 긴밀히 협력할 경우 진정한 화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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