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도청앞 5·18 산 증인들…시계탑만 홀로 떨어져

옛도청앞 5·18 산 증인들…시계탑만 홀로 떨어져

입력 2013-05-02 00:00
수정 2013-05-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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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앞 참상을 시계탑은 알고 있다’ 소문에 신군부가 이전

1980년 5월 옛 전남도청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지켜본 ‘시계탑’.

논란 끝에 일부를 보존하기로 한 도청 별관과 도청 본관 내 은행나무(수령 300년), 도청 앞 회화나무(수령 150년) 등과 함께 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상징물이지만 시계탑은 더이상 도청 앞을 지키고 있지 않다.

이 시계탑은 1980년대 중반 광주 서구 농성동 현재의 농성광장으로 옮겨졌다.

광주 JC와 기념탑에 새겨진 설명에 따르면 이 탑은 광주 청년회의소(JC·Junior Chamber)와 자매결연한 일본 JC가 선물한 시계를 이용해 세워진 탑이다.

1971년 옛 도청 앞에 자리잡은 이래 시계가 귀한 시절 시민들로부터 사랑받으며 10년 넘게 도청 앞 상징물로서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 탑은 5·18 민주화운동 이후 도청 앞에서 종적을 감췄다.

기념탑에는 “1980년 5월 당시 시민들의 집회장소로 이용, 언론이 왜곡보도하던 그 시절에 그 엄청난 참상을 시계탑은 알고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군사정권에 의해 야간에 강제로 농성공원에 옮겨져야 했다”고 적혀있다.

실제 독일의 한 언론에서는 5·18과 관련해 ‘시계탑은 알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신군부는 탑을 옮기는 과정에서 시계가 고장나자 시계를 설치하지 않은 채 기념탑만 세워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JC는 지난 1997년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 기원을 위해 이 탑을 보수해 월드컵 기념탑으로 새로이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기념탑은 이후 특별한 관리주체 없이 이곳에 보존돼 있었다.

탑의 유래를 알게 된 시민들은 5·18의 아픔을 간직한 시계탑을 원래 자리에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경률 광주시 인권담당관은 “시도, 5·18 기념재단도 농성광장 기념탑에 대해 몰랐다는 것에 유감”이라며 “탑을 옮겼던 경위나 보존 상태, 옛 도청 앞으로 옮겼을 때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해 현황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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