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메시지’ 의미와 파장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내놓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이날 국무회의 발언용으로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장의 흐름이 평소 국무회의 모두 발언 때의 스타일과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미 순방의 후유증으로 ‘절대 안정 요구’ 진단을 받은 터라 회의를 주재하지는 못했지만, 4·29 재보선을 하루 앞둔 이날 정국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전격 발표했다. 여당과의 사전 논의도 거친 듯, 발표 예정 사실은 여당 쪽에서 먼저 확인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앞서 이날쯤 사과 발언이 있을 것으로 예견하기도 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성완종 파문’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대리해 발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정치권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지금 공무원 연금 개혁 처리 시한이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내년이면 매일 국민 세금이 100억씩 새어 나가게 된다.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국민의 고통이 너무 커지게 될 것”이라며 “미래세대를 위해 공무원 연금개혁을 반드시 관철시켜 주시고 2년 가까이 묶여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생법안들도 함께 처리해 주실 것을 국회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대로 정치 개혁을 이루어 새로운 정치 문화가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 정치도 정쟁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에 나서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2015-04-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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