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출마여론 고조..野 경선 ‘朴-韓’ 2강구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효과에 힘입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유력후보로 부상하고 있다.지난 6일 안 원장과 단일화 합의를 이룬 지 불과 이틀 만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오르며 이른바 ‘안풍(安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박 상임이사는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공동 여론조사에서 19.2%의 지지율로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18.4%),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18.3%)을 오차범위 내에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나 최고위원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51.1% 대 32.5%로 크게 앞섰다.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박 상임이사는 19.8%로 한 전 총리(13.2%), 나 최고위원(12.6%)과 상당한 격차를 두고 선두를 달렸다. 양자대결에서도 나 최고위원(33.5%)을 크게 앞선 49.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 상임이사의 부상은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중론이다. 단일화 이전만 해도 박 상임이사 지지율은 5%에 못미치고 양자대결에서도 크게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은 “안 원장과의 단일화 이벤트에 따른 컨벤션 효과에다 안 원장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후원효과가 결합된 것”이라며 “지지도 상승세가 유지될지는 전적으로 본인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 상임이사 측은 “지금까지 박 상임이사의 인지도가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결과”라며 “앞으로 박 상임이사의 면모가 알려지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임이사와 함께 야권의 양대 후보로 거론되는 한 전 총리도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는 제1야당이 유력후보를 갖고 있으면서도 후보조차 내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 전 총리의 출마를 재촉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또 박 상임이사와 한 전 총리를 제외하면 한나라당에 맞설 유력한 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막판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한 전 총리 카드를 살려둘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강하다.
이날 민주당 중진의원들이 조찬 회동을 갖고 한 전 총리가 후보경선에 참여해줄 것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 모임에 참석한 박병석 의원은 “한 전 총리와 박 상임이사 두 분이 선의의 경쟁으로 경선에 임해야 하고, 이를 통해 분열없는 통합후보로 야권이 반드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 중진들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측 백원우 의원은 “당내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여서 한 전 총리도 마냥 책임을 회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2~3일 내에,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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