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언더독’ 사우디가 만든 “아랍의 기쁨”…고개 떨군 메시

[포착] ‘언더독’ 사우디가 만든 “아랍의 기쁨”…고개 떨군 메시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2-11-23 00:03
수정 2022-11-2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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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르헨 2-1로 격파…대회 최대 이변 연출
두바이 국왕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 축하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다우사리 선수(오른쪽)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이번을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공언했던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선수(왼쪽)는 고개를 떨궜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다우사리 선수(오른쪽)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이번을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공언했던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선수(왼쪽)는 고개를 떨궜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전반 10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을 때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연출할 ‘루사일의 기적’을 예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중동의 복병’ 사우디아라비아는 22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먼저 한 골을 내줬다. 8만석 규모의 루사일 스타디움을 사실상 점령했던 아르헨티나 팬들은 ‘전설’ 메시의 골에 환호했다. 이때 골대 뒤쪽 ‘한 줌’에 불과했던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다우사리 선수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AP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다우사리 선수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AP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다우사리 선수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AP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다우사리 선수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AP 뉴시스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전반에만 7개의 오프사이드를 유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절묘한 수비에 고전하며 추가 골을 넣지 못하자 경기장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카타르의 방송사 알자지라는 문자 중계를 통해 “전반전에 아르헨티나가 한 골 득점에 그치자 아르헨티나 응원단의 목소리가 작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대로 조금씩 커지는 응원 소리를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3분 만에 살리흐 샤흐리가 왼발 슛으로 경기에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살림 다우사리가 아르헨티나 수비진 4명을 제치며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경기를 2-1로 뒤집었을 때 경기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방’으로 탈바꿈했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22일 오후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다우사리 선수(오른쪽 두 번째)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22일 오후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렘 다우사리 선수(오른쪽 두 번째)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전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득점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득점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알자지라는 이 장면을 “아르헨티나 팬들의 드럼 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스스로 낸 목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로 희열에 빠졌다”고 묘사했다.

루사일 스타디움을 쩌렁쩌렁 울린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2-1로 리드를 지키던 경기 막판 추가 시간이 한없이 늘어나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나자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하며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팬 구역에서 경기 내내 응원을 이어가던 사우디아라비아 팬들도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에 옷을 벗고 기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 전체를 대표팀의 상징인 ‘초록색’으로 물들이고 응원하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도 한마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즐겼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선수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선수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선수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선수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2022.11.22
신화통신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연출한 이변은 아랍 전체의 기쁨으로 번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언더독(스포츠 경기에서 약팀)이 통상적으로 받는 성원을 훨씬 뛰어넘는 응원을 받았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 등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자국 국기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왔던 중동 국가 팬들은 한목소리로 아랍 축구의 자존심을 세운 사우디아라비아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두바이의 국왕이자 UAE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알 막툼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다.전투적으로 경기했다”며 축하 인사를 남겼다. “아랍에 기쁨을 준 사우디아라비아를 축하한다.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는 말은 이번 경기가 가진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대로 아르헨티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앞선 네 차례 월드컵에 출전해 준우승(2014 브라질 대회)이 최고 성적인 리오넬 메시가 이번을 ‘마지막’이라고 공언한 터라 타격이 컸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살렘 다우사리 선수의 역전골 후 골대를 바라보고 있다. 2022.11.22  AP 뉴시스
22일(현지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카타르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살렘 다우사리 선수의 역전골 후 골대를 바라보고 있다. 2022.11.22
AP 뉴시스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패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2022.11.22  AP 뉴시스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패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대 2 역전패를 당했다. 2022.11.22
AP 뉴시스
“아마도 내 마지막 월드컵, 위대한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고 우승 의지를 밝힌 메시가 장내에 소개될 때만 해도 팬들의 함성은 최고조였다. 때론 미소도 보이며 여유롭게 몸을 푼 메시가 전반 10분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을 때는 메시의 월드컵 드라마 ‘마지막 회’가 아르헨티나 팬들의 기대대로 흘러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믿기 어려운 패배에 메시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잔디 쪽만 응시한 채 서서히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한참 뒤에야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등장한 메시는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따 남은 경기를 편하게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아르헨티나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선수들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고, 이렇게 큰 타격을 입은 건 오랜만이다. 이런 시작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메시는 “아직 경기가 남았으니 자신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패배는 축구에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반등을 다짐했다. “결과에 상처를 받았고, 매우 쓰지만, 다음 두 경기를 위해 나아갈 거다.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기 위해 어느 때보다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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