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경매가로 본 올림픽 금메달의 가치는

역대 경매가로 본 올림픽 금메달의 가치는

입력 2016-07-15 10:27
수정 2016-07-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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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언스 금메달은 147만 달러…러시아·쿠바 메달은 헐값역사성과 희소성에 따라 가치는 천차만별메달 외에 장비·트로피도 경매에서는 인기

4년간의 피와 땀이 깃든 올림픽 금메달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사실 금메달에는 금이 별로 없다.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금메달 무게는 500g이지만 494g의 은에 6g의 금박을 씌운 정도다.

최근 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금 함량이 워낙 적다 보니 금메달 하나의 원가는 약 70만원으로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물론 금메달의 가치를 금반지, 금목걸이와 같은 금붙이와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다.

금메달에 담긴 그 의미와 상징성 때문이다. 그때의 감격과 희열을 기억하고 간직하려는 이들에게는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에서 4관왕을 달성한 미국의 육상 영웅 제시 오언스(1913~1980)의 금메달 경매가는 147만 달러에 달했다.

올림픽 금메달의 평균 매매 가격은 1만 달러 수준이다.

오언스의 금메달이 이보다 150배 가까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역사성 때문이다.

흑인인 오언스는 당시 올림픽에서 남자 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에서 우승해 ‘유색 인종은 열등하다’는 논리를 펴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흑인 선수로 올림픽 4관왕에 오른 오언스의 가치가 올림픽 메달 수집가들의 수요에 불을 지른 것이다.

1996년 애틀랜타 하계올림픽 남자 복싱 헤비급에서 우승한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 블라디미르 클리치코의 금메달도 100만 달러에 팔렸다.

애틀랜타 올림픽은 우크라이나가 소비에트 연방에서 분리 독립해 최초로 출전한 올림픽이었다. 의미가 남다른 금메달이었고, 취지도 좋았다.

클리치코는 불우청소년 돕기 자선기금을 마련하고자 금메달을 경매에 내놓았다.

100만 달러에 금메달을 산 부자는 존경하는 스포츠 영웅과 좋은 일에 함께한 것으로 만족한다며 금메달을 넘겨받자마자 곧바로 클리치코에게 되돌려 줬다.

반대로 1980년 모스크바 하계올림픽 메달은 근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서구권 국가들이 불참한 이 올림픽에서 메달 대다수가 구소련과 동유럽 국가에 집중됐는데, 경제난에 시달린 선수들이 앞다퉈 메달을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쿠바 역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이자’가 붙을 새도 없이 메달을 팔아치우기에 급급하면서 가치가 폭락했다.

쿠바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야구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면서 공급 물량마저 끊긴 상태다.

결국, 희소성이 올림픽 메달의 가치를 결정하는 셈이다.

1980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무적의 소련을 무너뜨린, 이른바 ‘빙판 위 기적’은 미국 역대 스포츠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당시 일원이었던 마크 웰지의 금메달이 2010년 경매에 출품됐을 때 예상가는 150만 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실제 낙찰가는 31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아이스하키가 단체 종목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실제 올림픽 메달 경매에서는 동계올림픽 메달이 하계올림픽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편이다. 동계올림픽 선수와 종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올림픽 메달만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카자흐스탄의 2012년 런던 올림픽 사이클 금메달리스트인 알렉산드르 비노쿠로프가 탔던 자전거는 경매에서 24만 달러에 팔렸다.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우승컵은 2012년 경매에서 54만 파운드에 낙찰됐다.

우승컵은 그리스 왕 조지 1세가 1896년 근대 최초의 올림픽에서 마라톤 1위를 차지한 스피로스 루이스에게 수여한 것이다.

높이 15㎝ 크기의 이 우승컵은 그동안 루이스의 아들과 손자에게 대물림 되며 보관됐지만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 탓에 판매를 결정했다.

당시 국가부도 사태를 맞은 그리스의 위기와 맞물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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