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에서 자신 있게 던지고파…경기 나갈 만큼 몸 좋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확실한 수호신으로 자리 매김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끝판대장’ 오승환(33)은 “더 완벽한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려 한다”며 한층 완벽한 마무리 투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연합뉴스
한신 오승환, ’끝판대장’ 문제없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투수 오승환이 23일 스프링 캠프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현 기노자 구장 실내 연습장에서 열린 훈련에서 공을 투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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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투심 패스트볼을 연습하는 것이 화제가 되는 것에 대해 오승환은 “예전에도 던졌던 공”이라면서 “다만 위기 상황에서 자신 있게 던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한신의 가장 믿음직한 투수로 자리매김한 오승환은 일본 진출 첫해이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 천천히, 정규리그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승환은 “몸이 안 좋아서 페이스를 늦춘 게 아니어서 걱정은 없다”면서 “당장 경기에 나가도 좋을 만큼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더 심해질 상대의 견제에 대해서도 그는 “나도 상대의 주요 선수들을 알고 있기에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다”며 올 시즌에도 한신의 마지막 이닝을 완벽히 틀어막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 캠프가 마무리되고 있는데 성과는.
▲ 아직 경기에 안 나가봐서 정확히 어떻다 말씀드리기는 그렇다. 어차피 몸 상태 좋아서 제가 생각한 대로 됐다고 해도 경기 결과가 중요한 것 아닌가. 어쨌든 몸 상태는 좋다. 지금은 그게 제일 중요한 것이다.
-- 괌에서는 체력 중점을 뒀는데, 스프링캠프 들어와서는 어떤지.
▲ 예년보다 천천히 해서 체력과 웨이트 위주로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그렇다고 해서 공 던지는 것을 소홀히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미 바로 경기에 나가도 될 정도로 몸을 만들어 둔 상태다.
-- 투심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 올해 갑자기 새로운 구종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도 영상 보면 알겠지만 경기에서 간간이 던졌다. 좌타자 상대로는 결정구로 던진 적도 있다. 그것을 올해는 빈도를 높이고, 더 자신 있게 완벽히 던지도록 작년보다 더 연습하고 있다.
-- 포크볼처럼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인가.
▲ 잘 들어가면 그런 효과가 난다.
-- 더 완벽히 던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 가장 좋은 것은 1볼-2스트라이크나 2볼-2스트라이크에서 자신 있게 결정구로 쓰는 것이다. 여유 있는 상황에서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핀치에서도 그 공을 결정구로 쓸 수 있도록 하려 한다.
-- 21∼22일 처음으로 이틀 연속 불펜 피칭을 했다.
▲ 큰 이유는 없다. 매일 캠프에서 몸 상태를 보고 하는 편이다. 22일 마침 후쿠도메 선수도 있었고, 투심을 한번 던져보고 싶어서 던졌다.
-- 후쿠도메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공을 던져 보고, 타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었다. 결정구로 통할지를 물어보기도 했다. 후쿠도메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좋은데, 그런 공은 실투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후쿠도메 선수는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실투가 났을 때에는 장타로 연결된다고 했다.
-- 작년보다 확실히 여유 있게 캠프를 준비하는 것 같다.
▲ 확실히 여유가 있긴 하다. 심리적인 여유라기보다는 스케줄을 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 스케줄이 무엇인지를 알고 하니 내가 알아서 찾아서 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으니까.
--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더라.
▲ 얘기 많이 하고, 장난 많이 친다. 선수들과는 친하게 지낸다. 다들 착하다.
-- 작년 이맘때에는 ‘형사마’라고 부르라고 했는데, 올해는 어떤가.
▲ ‘형’, 혹은 ‘형상’이라고 부른다.
-- 한신이 80주년을 맞아 우승 열망이 강렬한 것 같은데 팀 분위기는 어떤지.
▲ 분위기는 항상 좋다. 굳이 80주년이라고 다르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항상 이맘때에는 모든 팀이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하는 만큼 크게 부담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는다. 매 경기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 근육이 불어나고 체중이 늘어난 것이 느껴진다.
▲ 체중은 늘었다. 원래 이맘때 많이 빠지는데, 지금 몸무게는 시즌 때 몸무게라고 생각하면 된다. 올 시즌은 시즌 내내 이 몸무게를 유지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에는 초반에 많이 빠졌었다.
-- 한신의 레전드인 에나쓰 유타카 코치가 지난해 중반 이후 슬라이더 팔 동작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는 이야기가 일본 언론에 실렸다.
▲ 나도 인지하는 부분인데, 중반에 달라졌다기보다는 내가 안 좋을 때 나오는 버릇을 알고 계시더라. 그분은 내가 안 좋을 때 습관을 콕 짚어 이야기하시더라. 유심히 지켜봐 주셨다는 뜻일 것이다.
-- 안 좋을 때의 버릇이 나왔다는 것은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인지.
▲ 체력 문제는 아니다. 선수가 1년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 나오는 자세인데,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 그런 버릇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일 수 있겠다.
▲ 그렇다. 그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으로는 그것도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또 내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타자도 안 좋을 때가 있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안 좋다고 해서 티 낼 필요는 없다. 결과가 안 좋고 나서 안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핑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 배팅훈련은 많이 하나.
▲ 올해는 잘 안 하고 있다. 작년에는 매일 했는데, 올해는 거의 안 하고 있다. 그 시간에 다른 운동을 하는 게 낫다. 제가 타석에 일 년에 몇 번이나 서겠나. 또 내가 타석에 서면 안 된다.
-- 캠프 타격 연습에서 홈런 두 방을 날렸다는 것이 일본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몸이 불어 더 좋은 타격을 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있다.
▲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타격을 한다면 나도 열심히 칠 것이다.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 이제 시범경기와 정규리그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 지금까지 하던 것을 하는 것이다. 예년과 똑같다. 다르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늦게 던진다고 하지만, 몸이 안 좋아서 페이스를 늦추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지금 경기에 나가도 전혀 지장이 없다. 다만, 경기에 나가지 않는 것뿐이다.
-- 이제 견제가 심해질 것이다.
▲ 나도 더 공부하고 열심히 해야한다.
-- 공부는 많이 했나.
▲ 물론이다. 상대가 나를 1년 봤다고 안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도 이제 그 팀의 주요 선수들이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견제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 2년째에 못한다는 이야기는 핑계일 뿐이다. 못한다면 자신이 부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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