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배상문…일본 넘어 미국 무대 점령

‘승부사’ 배상문…일본 넘어 미국 무대 점령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08:0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 2년 만에 첫 정상에 오른 배상문(27·캘러웨이)은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한 ‘승부사’다.

넉넉하지 않은 경제 사정 탓에 흔한 태극마크 한 번 달지 못하고 비주류로 출발했으나 특유의 장타와 정교한 퍼트를 앞세워 2008∼2009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데 이어 2010∼2011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왕마저 거머쥔 입지전적인 선수다.

야구를 좋아하던 소년은 8살이던 1994년 부모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했고 11년 만인 2005년, 시드 선발전을 거쳐 프로에 데뷔했다.

2007년과 2010년 SK텔레콤을 제패하는 등 국내 대회에서 7차례 우승트로피를 안은 그는 일본 무대에서도 2011년 세 차례 정상에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2012년 캘러웨이골프와 3년간 역대 해외 진출 선수 중 최고 조건에 3년간 후원 계약을 하고 주가를 높였다.

퀄리파잉스쿨 도전 삼수 만에 PGA 투어 출전권을 따낸 배상문은 2012년부터 미국 전역을 돌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뤄왔다.

지난해 3월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에게 우승컵을 내줬으나 ‘겁없는 루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20일(한국시간) PGA 투어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키건 브래들리(미국), 찰 슈워젤(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쟁쟁한 맞수를 따돌리고 마침내 샴페인을 터뜨렸다.

배상문은 2009년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의 골프 영웅 이시카와 료와 차세대 골프 황제로 입지를 다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큰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일본 무대 최우수선수(MVP)까지 휩쓸며 승승장구했고 PGA 투어에서도 종전까지 준우승 1차례 포함 톱 10 세 차례를 달성하며 대성할 자질을 뽐냈다.

어느 선수와 붙어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강심장’은 배상문의 전매특허로 평가받는다.

그는 드라이브 평균 거리에서 285.9야드를 날려 PGA 투어 전체 선수 중 94위, 평균타수 71.186타를 기록해 74위를 달리고 있다.

페덱스컵 시즌 포인트 랭킹에서는 269점을 받아 95위에 올라 있다.

이날 우승으로 500점을 보태면 랭킹은 16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배상문은 PGA 투어 2년차에 접어든 올해 필 미켈슨(미국), 비제이 싱(피지), 맷 쿠차(미국) 등 유명 선수들을 지도한 릭 스미스를 새 스윙 전담코치로 두고 닉 프라이스(짐바브웨)와 오랜 기간 호흡을 이룬 맷 미니스터를 새 캐디로 맞는 등 세계 정복을 향한 잰걸음을 옮긴 끝에 비교적 일찍 결실을 봤다.

배상문 하면 덩달아 떠오르는 이가 바로 그의 어머니인 시옥희(57)씨다.

아들이 본격 골프를 시작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살던 집은 물론 자동차, 반지까지 몽땅 팔아 지극정성으로 아들을 뒷바라지했다.

그것도 모자라 국내 투어 대회에서 직접 골프백을 매고 전국을 돌며 가까이서 아들을 챙기는 등 ‘열성 엄마’이자 ‘인생의 캐디’로 배상문의 뒤를 든든히 지켰다.

어머니의 온전한 희생을 자양분 삼아 무럭무럭 성장한 배상문이 미국 텍사스주 어빙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고 만개한 기량을 꽃피웠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