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에 0-4로 참패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예방주사를 ‘독하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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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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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패배로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최종예선 4차전(이란)과 11월 호주와의 평가전에 이어 A매치 3연패란 쓴잔을 들이켰다. 대표팀의 3연패는 2002년 한·일월드컵 준결승(독일)과 3, 4위전(터키), 같은 해 11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최 감독 부임 이후 골머리를 앓아온 수비 라인의 문제점이 또 드러났다. 최재수(수원)-신광훈(포항)이 좌우에 서고 이정수(알사드)-곽태휘(알샤밥)가 중앙을 맡은 포백 라인은 상대 공격의 강한 압박에 시종 허둥댔다. 첫 실점은 상태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신형민이 마리오 만주키치(뮌헨)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며 헤딩슛을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두 번째 실점은 상대 역습을 허리에서 차단하지 못하고 그 부담을 포백 라인에 고스란히 떠안긴 결과였다. 최 감독은 후반 들어 중앙에 정인환(인천)을, 오른쪽 풀백에 최철순(상주)을 투입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상대 역습의 강도를 1차로 미드필드에서 누그러뜨려야 했다”며 “수비진도 벌칙지역 안에서 상대에게 너무 쉽게 슈팅을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유럽파로 꾸린 공격진도 실망스러웠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원톱에 세우고, 손흥민(함부르크)과 이청용(볼턴)을 좌우 날개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기성용(스완지시티)을 중앙 미드필더로 세운 한국은 상대의 강력한 중원 압박에 촘촘한 ‘패싱축구’를 하지 못했다. 원톱을 겨냥한 좌우 크로스의 질이 떨어지다보니 번번이 상대 수비에 걸리기만 했다.
최 감독은 후반 ‘이동국(전북)-박주영(셀타 비고)’ 조합으로 창을 갈아끼우고, 좌우 날개를 김보경(카디프시티)-이승기(전북)로 바꿨지만 무디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박 조합은 전반 지동원 원톱 때보다 외려 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공격 스피드가 떨어지니 상대에게 ‘루트’가 그대로 읽히는 결과로 돌아왔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2013-02-08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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