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시력 손상이 없다고 알려져 안과 의사조차 진단과 치료를 쉽게 여긴 ‘분지 망막 동맥폐쇄’ 질환에서도 심각한 시력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망막 동맥폐쇄증을 진단받은 환자 304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눈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는 망막 동맥이 막혀 시력이 떨어지는 망막 동맥폐쇄증은 비교적 흔하게 발병하는 질환으로, 막힌 부위에 따라 중심 망막 동맥폐쇄와 분지 망막 동맥폐쇄로 구분된다. 중심 망막 동맥폐쇄는 급격한 시력장애를 일으키고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고 알려졌지만, 분지 망막 동맥폐쇄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것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용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자 304명 중 분지 망막 동맥폐쇄 환자는 66명이었고, 그중 시력저하가 발생한 환자는 37명(56%)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력저하가 발생한 37명 중 발병 6개월째 시력이 회복된 환자는 18명(27.2%), 시력을 회복하지 못한 환자는 19명(28.8%)으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우 교수는 “분지 망막 동맥폐쇄로 인해 절반이 넘는 환자의 초기시력이 저하 됐으며 10명 중 약 3명에서는 영구적 시력장애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연구팀은 ‘빛 간섭 단층촬영’을 통해 시력 손상 발생 원인을 분석해보니 황반에서 시신경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부위(유두황반 신경다발)의 손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우 교수는 “초기시력이 좋지 않던 분지 망막 동맥폐쇄 환자라도 추후 시력이 호전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초기에 세밀한 검사를 통해 예방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