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6500명… 통제 사실상 ‘먹통’

격리 6500명… 통제 사실상 ‘먹통’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5-06-17 23:52
수정 2015-06-1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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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부산에서 대상자 폭증… 1대1 관리 사실상 어려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격리자가 하루 사이에 922명이나 급증해 17일 6500명을 넘어섰다. 보건당국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격리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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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주민에 생활용품 배달
격리 주민에 생활용품 배달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청 직원들이 생필품을 구입해 메르스 자택 격리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양천구는 담당 공무원제를 활용해 전화로 필요 물품을 조사한 뒤 격리자의 집 앞까지 배달해 주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격리자가 폭증한 이유는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지난 3일 36번째 환자(82)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던 의료진(39·여)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 격리자가 늘고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좋은강안병원을 역학조사하는 과정에서 격리자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날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삼성서울병원 이송 요원인 137번째 환자(55)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될수록 격리자는 계속해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이미 최대 잠복기가 끝나 환자가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삼성서울병원에서마저 매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수일 내 자가·시설 격리되는 인원이 1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권준욱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격리자와 공무원을 일대일로 밀착시켜 감시하는 것은 물론 행정력을 총동원해 모니터링 대상을 파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 보건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격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경우 일대일 관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지금도 자가 격리자가 집 밖으로 나와 동네 의원을 방문하거나 자가 격리 대상자로 지정됐는지도 모른 채 충남 천안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한 주간 정상 출근하는 등 곳곳에서 구멍이 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시설 격리를 원하는 사람이 적어 격리 시설을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자가 격리자가 계속 늘어나면 한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 격리자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감염 가능성이 낮은 일부를 능동감시 대상자로 돌리기도 어려운 일이다.

저위험군인 능동감시 대상자는 외출이 가능하며 하루에 두 번 보건소와 전화 연락을 해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받는다. 그러나 153번째 환자(61·여), 158번째 환자(50) 등 능동감시 대상자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 기준을 느슨하게 해 능동감시 대상자를 확대하면 불특정 다수의 추가 감염 위험이 따른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이날 기저질환이 있는 42번째 환자(54·여)와 31번째 환자(69)가 숨져 사망자는 모두 21명이 됐다. 확진자는 162명이다.

10세 미만 아동의 첫 메르스 감염 사례로 의심됐던 경기 성남시의 초등학생(7)은 이날 6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2일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던 만큼 경우에 따라 추가 검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06-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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