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보이는 것 이상, 보고 싶은 것이 펼쳐진다

증강현실… 보이는 것 이상, 보고 싶은 것이 펼쳐진다

입력 2013-04-02 00:00
수정 201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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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체험 학습을 하러 나온 학생들이 숲 입구의 유리 담장 앞에 섰다. 담장에 선생님이 손을 갖다 대자 유리 너머로 거대한 공룡이 등장해 울부짖기 시작한다. 투명 디스플레이를 하나씩 손에 든 학생들이 숲 속에서 발견한 발자국에 디스플레이를 갖다 대자 발자국의 주인공인 사슴이 3차원으로 튀어나오고 생태와 특징들이 표시된다.

#2. 독일 기차역과 쇼핑센터에서는 지난해 ‘피팅 스테이션’이 큰 인기를 끌었다. 독일의 신발업체 거츠가 설치한 이 거울 형태의 디스플레이 앞에 서면 화면에서 고른 신발을 고객이 신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일일이 신어 보거나 사이즈를 묻지 않아도 나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구글 홈페이지
출처 구글 홈페이지


출처 거츠 홈페이지
출처 거츠 홈페이지


KIST 제공
KIST 제공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런 풍경이 펼쳐질 수 있는 이유는 ‘증강현실’이라는 기술 덕분이다. 증강현실은 간단히 얘기하면 현실 세계에 가상으로 만들어낸 모습을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로, ‘가상현실’의 일종이다. 하지만 가상현실이 모든 것을 새롭게 창조해야 하는 데 반해 증강현실은 현실과 융합돼 그 영향력과 친화력이 훨씬 크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고 거리를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에 각 건물의 상호와 판매 상품 등을 보여주는 기술이 상용화된 초기 단계의 대표적인 증강현실이다.

증강현실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기술이 처음 개발된 것은 1968년이다. 당시의 시스템은 머리와 눈을 덮는 기계를 쓰고 바깥을 쳐다보면 애니메이션 형태의 그림들이 겹쳐 지나가는 수준이었다. 증강현실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은 1992년 군사용 기술이었던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이 민간에 공개되면서다. 현실과 가상을 겹쳐서 보여주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후 카메라의 인식 기술이 개발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이동성이 보장된 전자기기들이 상용화되면서 증강현실은 정보통신기술(ICT)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는 분야가 됐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미래는 다양한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다. 이는 증강현실이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여러 기술이 복합적으로 모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기술의 개발 정도에 따라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도 증강현실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된 ‘동궐도’(창덕궁과 창경궁의 조감도) 앞에는 태블릿PC가 놓여 있다. 태블릿PC의 카메라로 동궐도를 비추면 그림을 배경으로 궁궐의 춘하추동과 각 건물의 모습이 3차원 입체로 겹쳐진다. 특히 카메라를 보는 각도에 따라 궁궐 곳곳을 세세하게 살필 수 있다. 그림을 배경으로 왕위 즉위식이 벌어지거나 대조전 앞에서 고민하는 임금의 모습이 나타난다. 평면적인 그림으로는 알 수 없는 궁궐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궐도를 이용한 ‘궁궐도 이야기’를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익재 박사는 “동궐도는 가로 5.3m, 높이 2.5m에 이르는 대형 그림이지만 비슷비슷한 수백개의 전각이 그려져 있어 일반인이 인정전, 대조전 등의 주요 건물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증강현실을 이용해 복잡한 그림 속에서 전각의 기능과 용도 등을 쉽게 알아보게 하면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의 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올 초 서울역사박물관에 같은 기술을 이용해 ‘정동 1900’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정동의 옛 모습들을 볼 수 있도록 정동 지도에 증강현실을 적용한 것이다. 프랑스공사관 지역을 비추면 1905년 당시 이곳에서 열렸던 결혼식 장면이 지도 위에 겹쳐 떠오르는 식이다. 김 박사는 “실시간으로 카메라가 바라보는 개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 위에 겹쳐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실시간 객체 추적 기반 모바일 혼합 현실기술’을 적용한 사례”라고 밝혔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는 우리 눈으로는 쉽게 확인되지 않지만 컴퓨터는 구분할 수 있는 수백개의 특징적인 픽셀이 존재한다. 동궐도나 정동 사진처럼 특정 픽셀과 일치하는 모습이 화면에 찍히면 동일 물체로 인식해 이미 준비된 콘텐츠를 겹쳐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김 박사팀은 서울시와 함께 이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여행 지도를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지도를 비추기만 해도 현재 위치를 자동으로 알려주고 근처의 맛집이나 관광지 등이 3차원 입체 영상 등으로 떠오르는 식이다. 김 박사는 “한번 출력된 관광 안내 책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내부 정보가 바뀌기 마련”이라면서 “변화할 때마다 수정하기가 힘들고 최신 리뷰 등도 읽을 수 없지만 증강현실로 인터넷상에 콘텐츠를 저장해 놓으면 이런 지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증강현실이 대중 속에 자리 잡은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구글이 공개하겠다고 밝힌 ‘구글 안경’이 그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안경은 지금까지 개발된 증강현실과 인식 기술을 집대성한 기기로 꼽힌다. 안경을 통해 보이는 풍경에 내비게이션이 그대로 겹쳐지거나 각각의 음식에 따른 요리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화상 통화는 물론 현재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상대방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도 있다. 김 박사는 “증강현실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휴대성이나 활용도 등을 감안할 때 안경이 될 것이 유력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같은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증강현실 기술이 좀 더 발전하면 상상하는 것이 곧 기술이 되는 세상도 가능하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광고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외국인의 말을 그대로 번역해서 눈앞에 보여주는 기술이나 길을 가다가 상점의 마네킹에 걸린 옷을 자신이 입었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가까운 미래에 구현될 전망이다.

하지만 증강현실이 완벽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증강현실은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는 이미지들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해진 위치의 정해진 물체를 구별하는 것도 완벽하지 않다. 구글 안경의 경우도 안경을 삐딱하게 쓰거나 당초 위치와 달라진 길이 나타나면 제대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안구에 밀착시키는 콘택트렌즈 형태가 제안되고 있다. 흔들림 없이 정확하게 사물을 쳐다보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역시 배터리나 안테나 등이 극소형화돼야 한다는 걸림돌이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동욱 서울시의원, 개포택지 등 관리방안 용역 착수…노후 주거지 도시관리 첫발

서울시의회 김동욱 의원(국민의힘, 강남5)의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 확보 노력에 힘입어, ‘개포택지’를 포함한 노후 단독주택지 도시관리방안 마련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지 도시관리방안 마련’ 용역을 착수했으며, 6월에는 착수보고회를 통해 과업 방향과 주요 과제를 공유했다. 이번 용역에는 개포택지를 포함한 총 10개 택지지역이 대상에 포함되며, 도시공간본부가 총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2월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해당 용역은 지역별 기반시설 현황, 용도지역, 주택 노후도 등 실태를 조사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택지개발 당시 계획된 구조와 현재의 주거 수요 간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 도시관리 기준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김 의원은 “개포택지는 준공 이후 수십 년이 지난 단독주택지가 밀집해 있음에도, 도시계획적 관리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주민들이 주차, 도로, 주거환경 등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번 용역을 계기로 개포택지의 여건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도시관리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9월까지 기초조사와 분석을 완료하고, 내년 2월에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올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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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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