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성적 무시하다, 스펙쌓기 연연하다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대표적인 선발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처럼 정형화된 수치가 없는 데다 합격에 대한 공식 또한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안해 하는 게 사실이다. 일관성 없는 장시간의 봉사활동, 전공과 무관한 수상 실적 및 자격증, 장래 희망이나 관심 분야와 무관한 독서활동 등은 대학이 원하는 양질의 인재임을 입증할 수 있는 도구가 되지 못한다. 교육전문컨설턴트들과 함께 실제 성공 사례를 분석해 봤다.
학급회장 2회와 학생회장까지 지낸 A군은 1학년 때부터 ‘리더십 전형’을 노렸다. A군은 여러 가지 비교과 영역의 장점을 만들고자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결정적으로 대학이 A군을 뽑아야 할 근거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 학생회장을 지냈다는 것은 하나의 큰 장점이지만 대학 입학사정관제 도입 이후 학생회 안에서 단순히 무슨 지위를 거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학년회장에 어울리는 활동 내용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A군의 경우 2학년까지 반장과 회장으로서 보여준 구체적인 활동 대신 단순히 그 직무에서 수행해야 할 기본적인 활동이 전부였고, 학교에서 받은 표창장이 유일한 근거였다.
●“학생회 활동만 기준으로 하지 않아”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원장은 “리더십전형은 학생회 활동 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면서 “입학사정관들은 리더로서의 조건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실질적 근거를 원한다.”고 말했다.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항목은 다양하다. 그중에서 가장 기본은 학교 생활의 성실성이다. 성실함의 객관적인 근거는 내신성적에 있다.
A군은 2학년 내신이 1학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1학년 때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교과 평균이 2.2등급이었으나 2학년 때 3.5등급으로 떨어졌다. 물론 계열이 나뉘는 2학년의 성적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나 같은 상황이다. 따라서 리더의 기본적 덕목 중 하나인 성실성을 입증하려면 내신성적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A군은 학생부 우수자에 지원할 성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내신관리를 최소화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리더십 전형도 성실성의 지표인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3학년 때 2.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이 원장은 “중간에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고, 이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면서 “그러나 A군은 3학년의 내신관리를 통해서 마지막 흐름이 좋은 내신의 패턴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제시해야
리더십 전형의 또 다른 판단 기준은 희생과 봉사 그리고 책임감이다. 2학년까지의 활동내용에서는 구체적인 봉사와 책임의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A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구성원을 추동하여 구체적 활동을 통해 일정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시작은 굉장히 작은 출발에 있다. 학급이든, 학년이든, 동아리이든 리더는 대의를 확대하고 위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동아리나 봉사활동의 규모를 의미 있는 활동으로 바꾸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작지만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A군은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우기 위해 리더십 캠프에 참여했고 소통과 설득 능력을 높이는 과정인 토론대회에 참가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도움말: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원장
2011-02-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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