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부결 이후 재교섭으로 성과급 100만원 더 챙겨다음 주까지 교섭 열어 담판 지어야 추석 전 타결 가능
현대자동차 노사의 임금협상안이 역대 최저 찬성률로 부결된 올해, 노조가 재교섭에서 임금을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1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21.9%의 낮은 찬성률은 노사 어느 쪽도 예상하지 못했다. 노사 모두 조합원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셈이다.
노조 조합원들은 임금협상 기간 전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임금손실을 감수하며 14차례에 이르는 파업에 동참했지만, 임금인상안이 예년에 못 미치자 역대 최저의 찬성률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교섭을 마무리하려면 재교섭에서 조합원의 이런 불만을 잠재우며 이해시킬 수 있는 명분을 찾아야 한다.
노사가 올 임협에서 마련한 잠정합의안은 임금 5만8천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다.
2015년 협상에서는 임금 8만5천원 인상과 성과 격려금 400% + 4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포함), 주식 20주 지급에 합의했다.
2014년에는 임금 9만8천원 인상과 성과 격려금 450% + 890만원 등을 챙겼다.
올해 임금 5만8천원은 매년 정기적으로 오르는 호봉승급분을 빼면 예년과 비교해 임금인상 규모가 얼마 되지 않는다. 다른 해 임금인상 규모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본급 인상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조합원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교섭이 열리더라도 이에 대한 조합원의 기대치를 얼마나 만족하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조 내 주요 현장노동조직은 회사 측과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기본급을 포함해 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는 해고자 복직과 통상임금 확대안까지 다시 받아내야 한다고 노조를 압박한다.
그러나 교섭을 다시 열더라도 1차 합의안을 크게 뛰어넘는 임금인상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8년 전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2008년 사례에서 알 수 있다.
당시 부결 이후 재교섭이 열렸고, 노조가 추가 파업까지 하며 회사를 압박했다. 그러나 최종 합의안은 성과급 100만원을 더 받는 데 그쳤다.
올 임협에서 노사의 2차 합의안마저 부결된다면 추석 전 타결은 물거품이 되고 협상 장기화가 우려된다.
협상 장기화는 노사는 물론 지역경제에 타격을 주는 만큼 노사가 합리적으로 절충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현대차 안팎의 시각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