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여교사와 국민에게 죄송”
신안군의회와 시민단체가 여교사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8일 오후 전남 목포시 사회단체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황망하고 죄송스런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밝히고 있다. 2016.6.8 연합뉴스
신안군은 전남 22개 기조지자체 중 유일하게 경찰서가 없다. 이번 신안군의 한 섬에서 발생한 교사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들도 현재 목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신안군과 여성단체협의회는 8일 공동성명을 내고 향후 이같은 범죄 재발방지를 위해 ‘범죄없는 신안만들기 캠페인’, ‘성폭력예방 교육 강화’ 등을 약속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안경찰서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본청 심사와 행정자치부 심의를 통과한 신안경찰서 신설안이 기획재정부 예산심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찰서 신설이 함께 추진된 수도권이나 대도시가 신안군보다 수요가 10∼20배 높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올해에도 3급지 규모의 경찰서를 신안군에 신설해 70여명가량 경찰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안을 골자로 신안경찰서 신설안을 본청 심사에 올렸다.
신안경찰서 신설안은 올해도 경찰본청 심사를 통과해 행정자치부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문제는 예산이다. 신안군에는 전남에서 유일하게 경찰서 없는 지자체라는 오명을 안고 있지만, 다른 지역 경찰서 신설에 비해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번번이 예산심의에서 미끄러졌다.
1000여개 섬을 이루어진 신안 지역의 특수성도 경찰서 신설의 장애요인이다.
경찰은 “새천년대교 건설 등에 따른 연도·연륙을 통해 섬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등 서 신설의 당위성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경민 전남지방경찰청장도 “신안경찰서 신설은 군민 숙원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서 신설 문제는 재원과 조직 등 많은 제반 사항이 수반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혀 신안경찰서 신설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염전노예사건에 이어 교사 성폭행 사건이 터져 CCTV 신설안 등이 대책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경찰서 신설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전체 면적이 654.34㎢로 서울과 비슷한 신안군에는 4만 4000여명이 2읍 12면 1000여개 섬 중 100여개의 유인도에 분산돼 살고 있다.
이들 신안 섬지역 치안은 목포경찰서 산하에 배속된 15개 파출소 90여명 인력이 책임지고 있다.
섬에 따라 상주 경찰관은 1~2명에 불과해 주민 신고에 대응하기도 벅차 강력사건 대응과 범죄예방 활동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개인의 범죄가 신안군 전체를 범죄 지역으로 낙인 하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CCTV 증설이라는 고육책보다는 경찰서 없는 지역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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