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남찬가’ 쓴 대학생 “자유경제원 고소, 두렵지 않다”

‘우남찬가’ 쓴 대학생 “자유경제원 고소, 두렵지 않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05-25 14:29
수정 2016-05-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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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취소된 ‘우남찬가’
입선 취소된 ‘우남찬가’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시로 입선작에 당선됐다가 자유경제원에 의해 고소당한 대학생 장민호 씨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장민호씨는 “두렵지 않다”면서 “애초에 공모 요건에 ‘비판하는 시를 내지 마라’라는 요건이 없었다. 고소는 유치한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장씨는 국문학을 배운 적은 없지만, 우연한 기회에 대회 소식을 접하고 참가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로와 세로의 내용이 다른 풍자시 ‘우남찬가’를 쓴 것에 대해 “당연히 의도한 시였고, 가로에는 찬양 내용을 담고 세로에는 비판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 같은 인물은 공과 과가 매우 확실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어크로스틱이라는 기법을 통해 시도를 했던 것이고, 이는 (기존 시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많이 썼던 기법”이라고 덧붙였다.

자유경제원은 장씨가 창작한 ‘우남찬가’에 입선을 부여했지만 해당 시의 숨은 뜻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뒤늦게 수상을 취소하고, 장씨를 업무방해·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6000만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장씨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견 표출에 대해 거대 조직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억누르려 한다. 설마 이게 고소를 당할까 싶었다. 굉장히 어이가 없다”면서 “애초에 공모 요건에 ‘비판하는 시를 내지 마라’라는 요건도 없었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이를 비판했다.

가명을 써서 입상한 것에 대해서도 “가명을 썼다는 것 자체가 상대를 조롱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고, 문학가들 중에서 필명 쓰는 건 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니까 그런 걸로 꼬투리 잡기에는 좀 억지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장이었던 복거일 작가가 ‘마일드한 테러고 유치판 해프닝’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시적 장치도 파악하지 못하는데 과연 그분이 문학전문가로서 앞으로 설 자리가 있을까, 그게 참 안타깝다”며 “고소 자체가 유치한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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