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를 항의 방문했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열린 옥시본사 영국항의방문단 귀국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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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과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오후 옥시가 입주한 서울 IF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 CEO는 사과하지 않았고 한국인을 바보로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 김덕종 씨와 이 사태에 관여해 온 환경보건시민단체 최예용 소장은 “레카시 카푸어 CEO는 주주총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사무적으로 읽다시피 하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 “‘유감’(profoundly regret)이라거나 ‘개인적으로 미안하다’(personally sorry)라며 주주들에게 밝힌 유감을 반복해서 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언론에 배포된 보도자료에는 ‘사과’라는 문구가 나오지만 실제로 항의방문단에게 그런 표현을 한 적은 없어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보는 입장이다.
김 씨는 “CEO는 면담 이후 나만 다른 장소로 데려가 ‘개인적으로 사과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CEO로서 전체 피해자에게 사과하느냐고 물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니 한국에 직접 와서 피해자 앞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지만 역시 답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CEO에게 “한국에 와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는 요구를 다시 했지만 ‘주주총회에서 밝힌 입장을 다시 소개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며 자리를 떴다”고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주장하는 피해자 앞에서 CEO는 소비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등 소비자를 우롱했다”며 “우리 국민의 불매운동으로 옥시 제품을 몰아내고 전현직 임원을 구속 기소해 본사 책임자가 한국으로 와 무릎 꿇고 사과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피모 강찬호 대표는 “가습기 사태와 관련해 국회 각 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며 “국회는 특별법 제정과 청문회, 국정조사, 특위 설치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방문해 ‘세퓨’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을 검찰에 전달하고, 이 내용을 12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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