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명 구조한 진짜 ‘세월호 의인’은 누구인가 진실 논란

20여명 구조한 진짜 ‘세월호 의인’은 누구인가 진실 논란

입력 2015-06-19 15:51
수정 2015-06-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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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자 김동수씨 “잘못된 사실과 보도 이젠 바로잡아야” ‘기존 영웅’ 김홍경씨 “나도 구조했으며 틈틈이 영상촬영”

세월호 참사 때 마지막까지 남아 소방호스로 학생들을 구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일반 시민이 소방호스를 몸에 묶고 학생 등 승객 20여 명을 구하는 이 장면은 선장 등 세월호 선원들과 대비돼 ‘파란 바지의 구조 영웅’이라 불리며 시민에게 감동을 줬다.

당시 김홍경(59)씨는 구조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을 기자에게 제공하고 자신의 구조 활동을 밝혀 언론매체들이 대서특필했다.

시간이 흐르며 잊혀져 있던 이 이야기는 최근 한 신문이 ‘김씨가 정부 보상도 못 받고 나라와 사회에서 잊혀진 채 암투병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기사를 크게 다뤄 다시 부각됐다.

그러나 19일 이에 대해 김동수(51)씨가 당시 동영상 속 주인공은 자신이며 이제라도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히고 나섰다.

김동수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경기도 고양시청을 방문해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또다른 한 사람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항의했다.

고양시가 최근 한 신문에 난 ‘잊혀진 영웅 김홍경씨의 암투병’ 기사를 보고 성금 모금함을 시청 로비에 설치하고 김씨를 돕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서다.

김동수씨는 당시 소방호스 로프를 만들어 몸에 묶고 학생들을 구조한 건 자신과 김성묵(39)씨 2명이며, 김홍경씨는 당시 동영상만 찍고 구조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동영상을 보면 이른바 ‘파란 바지의 구조 영웅’이 자신임을 알 수 있는데도 김홍경씨인 것처럼 보도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김홍경씨는) ‘도와달라’는 것도 외면한 채 촬영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기사가 나간 뒤 내가 암투병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 여러 곳에서 나에게 전화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신문사에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정보도가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알고 성금 모금을 하라는 뜻에서 시청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그런 급박한 상황에 촬영을 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구조됐다면 당연히 휴대전화가 물에 젖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암 투병 중인 김홍경씨에게 피해를 줄 의도는 없다”며 “다만 언론에 잘못 알려진 내용이 이제와서 또 사실처럼 보도돼 괜한 피해를 입고 있어 바로잡으려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동영상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의인 김성묵씨도 김동수씨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김성묵씨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커튼으로 학생들을 구조하는데 김동수씨가 와서 함께 소방호스로 구조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한 일을 김홍경씨가 한 것처럼 잘못 보도가 돼 화가 나서 각 언론사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홍경씨와 연락을 하려 했지만 연락처를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홍경씨는 연합뉴스에 “당시 나도 구조활동을 했으며 마지막 배를 타고 구조된 것도 맞다”고 반박했다.

그는 “구조를 하다가 잠깐잠깐 동영상을 찍었다”며 “배가 완전히 넘어질 때까지 남아있다가 구조어선을 타고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참사 이후 트라우마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며 자살시도도 했던 김동수씨는 지난 18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세월호 사고 당시 자신의 몸에 소방호스를 감고 학생들을 끌어올리면서 구조하다 부상한’ 것을 인정받아 의상자로 지정됐다.

또 해양수산부는 지난 6일 ‘세월호 의인’으로 불리는 김홍경씨가 암투병 중인 국립암센터로 직원을 보내 인적 손해배상금 신청서 작성을 돕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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