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 한국, 세월호 비극 다시 없게 집단성찰을”

“위험사회 한국, 세월호 비극 다시 없게 집단성찰을”

입력 2015-03-23 00:02
수정 2015-03-23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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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美 UC버클리대 교수

존 리 美 UC버클리대 교수
존 리 美 UC버클리대 교수
“위험 사회일수록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집단 성찰이 필요합니다.”

미국 학계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로 손꼽히는 존 리(56) UC버클리대 교수는 지난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는 한국인의 위험 관련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 교수는 “1980년대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지만 사람들은 그리 위험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세월호 참사가 1970년대나 1980년대에 발생했다면 지금처럼 큰 파장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민주화를 달성한 선진 사회이기 때문에 ‘규제가 더 꼼꼼했다면’ ‘선장이 더 잘 훈련됐었다면’ ‘해경이 더 잘 구조했다면’ 같은 진지한 문제 제기와 토론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두 살 때 모국을 떠나 일본과 하와이에서 성장한 리 교수는 1995년, 1998년, 2001년 발간한 ‘한국인 디아스포라(특정 민족이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 3부작 등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에 천착해 왔다. 리 교수는 성균관대에서 열린 성대 사회과학연구원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의 기조 강연자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에서 집단 성찰의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리 교수는 “참사 1년이 다 돼 가는데 여전히 유가족이 광화문광장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가 했던 사과의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았고 보상 등 후속 대책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미국보다 정부 영향력이 큰 나라임에도 적극 개입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한 세월호 참사로 대표되는 인재(人災)와 세대 갈등, 노인 빈곤, 암기식 교육, 학력 인플레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국민 인식과 현실의 괴리가 한국 사회의 심각한 위험 요소라고 설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5-03-2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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