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 대학병원 교수가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살해하고 나서 자신의 딸까지 독살하려 한 이른바 ‘포천 독극물 살인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 농약 살인 사건’ 실마리 푼 홍세용 교수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살해한 뒤 자신의 딸까지 독살하려한 이른바 ’포천 독극물 살인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기여한 순천향대 천안병원 홍세용 교수.
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주인공은 독극물 중독 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진 순천향대 천안병원 홍세용 교수다.
15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따르면 경기경찰청 제2청 소속 형사들이 홍 교수를 찾아온 것은 지난해 가을.
경찰관들은 40대 여성이 보험금을 노리고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었으나,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
이들은 수도권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발급한 3명의 사망진단서와 의료 기록 등을 홍 교수 앞에 제시하며 독극물 중독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록을 살펴본 홍 교수는 이들이 맹독성 제초제 성분인 ‘파라콰트’에 중독돼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숨진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이미 화장을 했고, 나머지 한 명도 매장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상황이어서 경찰관들은 난감해했다.
홍 교수는 매장한 시신에 대한 부검을 권유했다.
홍 교수는 “파라콰트는 다른 농약 성분과 달리 시신 내에서 오랜 기간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신 주변 흙을 조사해도 농약 성분이 검출된다”며 경찰관들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어렵사리 부검이 진행됐고, 그 결과 시신에서는 파라콰트 성분이 검출됐다.
제초제에 의한 독살이 증명된 셈이다.
그러나 누가 제초제를 먹였는가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홍 교수는 용의자로 지목된 여성의 딸이 서울의 한 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딸의 증상이 숨진 의붓아버지와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경찰에게 추적 관찰을 조언했다.
딸이 지난 2월 폐질환으로 입원하자, 홍 교수는 그녀의 진료 기록을 검토해 파라콰트에 중독됐음을 확인했다.
명백한 증거를 피할 수 없었던 여성은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경찰은 살인 등의 혐의로 그녀를 구속했다.
그녀는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독살한 뒤 친딸까지 살해하려 했으나, 농약중독치료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던 셈이다.
홍 교수는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는 경찰관들의 노력에 작은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면 독극물 중독 치료 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포천 농약 살인 사건’ 실마리 푼 홍세용 교수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살해한 뒤 자신의 딸까지 독살하려한 이른바 ’포천 독극물 살인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기여한 순천향대 천안병원 홍세용 교수.
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순천향대 천안병원 제공
주인공은 독극물 중독 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진 순천향대 천안병원 홍세용 교수다.
15일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따르면 경기경찰청 제2청 소속 형사들이 홍 교수를 찾아온 것은 지난해 가을.
경찰관들은 40대 여성이 보험금을 노리고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었으나,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
이들은 수도권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발급한 3명의 사망진단서와 의료 기록 등을 홍 교수 앞에 제시하며 독극물 중독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록을 살펴본 홍 교수는 이들이 맹독성 제초제 성분인 ‘파라콰트’에 중독돼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숨진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이미 화장을 했고, 나머지 한 명도 매장한 지 1년 6개월이 지난 상황이어서 경찰관들은 난감해했다.
홍 교수는 매장한 시신에 대한 부검을 권유했다.
홍 교수는 “파라콰트는 다른 농약 성분과 달리 시신 내에서 오랜 기간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신 주변 흙을 조사해도 농약 성분이 검출된다”며 경찰관들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어렵사리 부검이 진행됐고, 그 결과 시신에서는 파라콰트 성분이 검출됐다.
제초제에 의한 독살이 증명된 셈이다.
그러나 누가 제초제를 먹였는가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홍 교수는 용의자로 지목된 여성의 딸이 서울의 한 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딸의 증상이 숨진 의붓아버지와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경찰에게 추적 관찰을 조언했다.
딸이 지난 2월 폐질환으로 입원하자, 홍 교수는 그녀의 진료 기록을 검토해 파라콰트에 중독됐음을 확인했다.
명백한 증거를 피할 수 없었던 여성은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경찰은 살인 등의 혐의로 그녀를 구속했다.
그녀는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를 농약으로 독살한 뒤 친딸까지 살해하려 했으나, 농약중독치료 전문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던 셈이다.
홍 교수는 “사건의 전모를 밝히려는 경찰관들의 노력에 작은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면 독극물 중독 치료 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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