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흉기 피습…치명상 피했지만 얼굴 80바늘 꿰매

美대사 흉기 피습…치명상 피했지만 얼굴 80바늘 꿰매

입력 2015-03-05 17:43
수정 2015-03-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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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성공적…피의자 “한미 전쟁훈련 반대” 구호 외쳐정부 “진상 철저 조사·긴밀 협력”, 리퍼트 “같이 갑시다” 트윗

리퍼트 대사는 5일 오전 7시 40분께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도중 김기종(55) 씨로부터 25㎝ 길이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김씨는 진보성향 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리퍼트 대사 오른쪽 뒤쪽 테이블에 있던 김씨가 갑자기 다가와서 대사를 밀어 눕히고 흉기로 여러 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리퍼트 대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에 의해 제압당해 경찰에 넘겨졌다.

당시 접수대 근처에 있던 종로경찰서 관계자가 “왜 등록도 되지 않은 사람을 입장시키느냐”고 물었으나 행사 주최 측에서 김씨도 자격이 있다며 행사장으로 들여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현장에서 붙잡힐 당시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리퍼트 대사를 공격하기 직전 모 교수한테 유인물을 전달했다. 유인물에는 “남북 대화 가로막는 ‘전쟁 훈련’ 중단하라”, “우리나라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시켜라”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7월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을 것을 비롯해 상해, 폭행, 업무방해 등 전과 6범이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광역수사대, 사이버 수사 등 75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려 사건 발생 경위, 범행 목적, 배후 세력 등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살인 미수 또는 흉기 등 소지 상해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주요 외교관에 대한 심각한 피습 행위로서 테러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며 사건을 형사부가 아닌 대공 및 대테러 업무를 맡은 공안1부에서 수사지휘를 하기로 했다.

◇ 큰 일 날뻔…치명상은 피해 =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 채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다시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2시간 30분가량 수술을 받았다.

병원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광대뼈에서 턱까지 길이 11㎝, 깊이 3㎝ 자상, 왼쪽 3㎝ 관통상, 새끼손가락 찰과상, 약지 1.5㎝ 상처 등을 입었다.

얼굴 봉합 수술을 담당한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는 “천우신조로 (흉기가) 주요 신경과 침샘 등을 비껴나가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며 “다만 조금만 (흉기가) 더 들어갔으면 경동맥이 손상됐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현재 병실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으면 3∼4일가량 입원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5년부터 보좌해 온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보좌관 겸 비서실장,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의 요직을 거쳐 지난해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경찰은 주한 미국 대사는 요인보호 대상이 아니고, 이날 대사관 측에서 별도의 경호요청은 없었다며 당시 기동대 1개 제대를 세종홀 주변, 정보와 외사 형사를 세종홀 안팎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이후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리퍼트 대사를 요인경호 대상자로 지정하고 리퍼트 대사에게 4명, 대사 부인에게 3명의 경찰관을 배치했다.

◇ 정부 사태 수습 나서…리퍼트 대사 “같이 갑시다” 화답 = 한미 양국은 이번 미국 대사 피습사건이 동맹관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와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가 이번 사건 직후 미국에서 각각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성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와 접촉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사건이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전달했고 미국측도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같이 노력해 나가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간에 한미 관계 등 여타 문제와는 관계가 없는 ‘아이솔레이티드 인시던트(isolated incident·단발 사건)’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강북삼성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연합훈련(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피습 사건을 보고받고서 “이번 사건은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완구 총리는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과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진상파악과 배후 규명을 철저히 하고, 주한 미 대사관을 비롯한 주한 외교시설의 경계강화와 외교사절의 신변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리퍼트 대사도 수술이 끝난 지 4시간여 만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잘 있으며 굉장히 좋은 상태에 있다”고 소식을 전하며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건의 진상은 물론 배후세력까지 엄중하게 조사하고 미국 관련 시설뿐 아니라 주한 외교사절, 공관저 시설과 요인에 대한 신병보호를 강화 했다.

또 미국 대사관 경비인력을 기존 1개 중대에서 2개 중대로, 대사관저는 1개 소대에서 2개 소대로 늘렸다.

행사를 주최한 민화협의 홍사덕 대표 상임의장은 이번 피습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민화협은 “어떤 이유나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테러행위가 일어난 것에 대해 전 회원단체와 함께 통탄한다”며 “오늘 벌어진 테러 행위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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