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 最古 금속활자 인정돼도 직지 위상 ‘불변’

’증도가자’ 最古 금속활자 인정돼도 직지 위상 ‘불변’

입력 2015-02-09 16:27
수정 2015-02-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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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 목판본만 존재…금속활자본 전해지지 않아

지난 8일 학계가 주목할만한 연구 결과가 나와 ‘인쇄의 고장’ 청주가 떠들썩하다.

경북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남권희)이 증도가(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약칭 증도가)자가 1377년 나온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라는 결론을 도출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제출한 것이다.

산학합력단은 증도가자에 묻은 먹에 대한 탄소연대 측정치와 활자 서체 분석, 금속성분 분석 등을 토대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 연장 선상에서 증도가자가 진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람들의 뇌리 속에 새겨진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은 직지다.

그동안 공개된 증도가자가 진품이자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로 밝혀지면 직지의 위상이 손상될까. 증도가자가 등장하면서 청주시민들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점이다.

그러나 학계의 대체적인 대답은 ‘아니다’이다.

9일 청주시 고인쇄박물관에 따르면 증도가자는 2007년 이 박물관에서 처음 확인됐다.

어느 골동품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다가 낯선 글자가 있다며 가져온 것이다. 지금도 고인쇄박물관에 7점이 보관돼 있다.

증도가자는 그동안 112점이 공개됐으나, 개인 소장분을 포함해 250여점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금속활자로 찍은 증도가 원본(금속활자본)은 남아 있지 않다. 1239년에 간행된 목판본(번각본)만 있다.

박물관 측은 “번각본 증도가를 보면 원래 금속활자본이었는데 이를 번각했다는 기록이 발문에 있다”고 설명했다.

진품으로 확인돼 문화재로 지정되면 증도가자는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의 위용을 자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직지의 독보적인 지위까지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애초 상·하권으로 간행된 직지는 해당 금속활자가 전해지지 않지만, 금속활자 하권 원본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이 하권 맨 마지막 장에 ‘선광7년정사7월일 청주목외흥덕사주자인시(宣光七年丁巳七月 日 淸州牧外興德寺鑄字印施)’라는 글이 있다.

주자인시(鑄字印施)는 쇠붙이를 녹여 부어 만든 활자로 찍어 배포했다는 뜻이다.

금속활자로 찍어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라는 이유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등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종합하면 증도가자와 직지는 인쇄를 위한 수단(도구)과 결과물(책)로서 우리나라가 금속활자 발명국이라는 위상을 공고히 해주는 보완재이다.

다시 말해 증도가자가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라면 직지는 금속활자로 찍어낸 현존하는 책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얘기다.

황정하 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증도가자가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로 인정받으면 그만큼 직지의 가치와 위상은 더 올라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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