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된 지하철 물품보관함

대포통장 된 지하철 물품보관함

입력 2015-01-08 00:28
수정 2015-01-0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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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칭한 신종 보이스피싱

지난달 12일 오전 전직 교사 A(72)씨는 “경찰청 소속”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당신의 개인 정보가 도용돼 수사 중이고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이 전부 인출될 수 있다”며 “계좌의 돈을 인출해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넣어두면 금융감독원 직원이 직접 찾아 금감원 안전금고에 넣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깜짝 놀란 A씨에게 잠시 뒤 이번엔 정말 “금감원 소속”이라며 또 다른 남성이 전화를 걸어 왔다. 그는 A씨에게 친절하게 지하철 물품보관함의 위치 등을 안내했다. A씨는 그와 통화를 하며 은행으로 달려가 적금을 깬 돈 3000만원을 서울 중랑구 지하철 7호선 중화역 물품보관함에 넣었다. 수화기 너머의 상대는 A씨에게 마이너스통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대출 한도액인 2770만원까지 인출해 다시 물품보관함에 넣도록 했다. A씨는 그에게 물품보관함 번호와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 A씨의 돈 5770만원은 약 30분 뒤 보이스피싱 일당이 꺼내 관악구의 송금책에게 전달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대포통장 없이 피해자가 직접 현금을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넣도록 유도한 뒤 이를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 국내 총책 조모(46)씨와 인출책 윤모(48)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5-01-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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