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청남경찰서 ‘인스토리’
의무경찰들이 연극동아리를 창단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공연에 나서 화제다.
청남경찰서 제공
청주 청남경찰서 대회의실에서 연극 연습을 하고 있는 인스토리.
청남경찰서 제공
청남경찰서 제공
주인공은 노관우(24) 상경 등 청주 청남경찰서 소속 의경 7명. 이들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생들을 상대로 연극 공연을 해보자는 노 상경의 제안에 지난달 18일 연극동아리 ‘인스토리’를 만들었다. 모두가 연극과 거리가 멀었지만 누구의 가르침도 없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기 연습도 했다. 이종호(33) 청남경찰서 경비계장 등 직원들은 핀 마이크를 마련해 주는 등 이들에게 장비와 간식을 챙겨줬다.
연극 초보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한달여 만에 내놓은 첫 작품은 ‘사건번호 117’. 117은 청소년 상담전화번호다. 30분짜리인 이 작품은 친구를 괴롭히던 가해 학생이 법정에서 잘못을 뉘우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는 학생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용감한 녀석들’ ‘나쁜 사람’ 등 인기 있는 개그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대사를 만들기도 했다. 고교 시절 비보이 활동을 했던 최대명(23) 일경이 법정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장면도 넣었다.
이들의 작품은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여자 경찰을 희망하는 충북여고 학생 20명을 경찰서로 초청해 공연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져 너무 좋았다는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연극이 끝난 뒤 경찰과 학생들 간의 진지한 토론도 이어졌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다음 달에는 벌써 10개 학교가 공연을 요청해 왔다.
이 계장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 한 학생들이 실제 겪었던 사례들을 중심으로 연극을 만들었고 학교폭력 예방 연극을 처음 접하면서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우(23) 일병은 “학생들에게 도움도 주고 대원들 간에 협동심도 길러져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전역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연극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3-05-27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