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통’ 검사로 장영자 사기ㆍ수서사건 등 수사의정부 법조비리ㆍ북풍사건 등 대형수사 지휘
8일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정홍원 변호사는 과거 검사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정 후보자는 평검사 시절인 1982년 이철희ㆍ장영자 어음 사기 사건과 ‘대도’ 조세형 탈주 사건을 수사했다.
199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3과장으로 재직할 때는 6공 시절의 정경 유착과 공직 비리를 보여준 대표적 사건인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사건을 수사했다.
이 사건은 정치권의 압력과 한보 그룹의 로비를 받은 서울시가 법적 근거 없이 1989년 3월 택지개발 지구로 지정된 수서, 대치 택지 개발 예정지구를 특정 조합에 공급함으로써 빚어진 사건이다.
수사를 통해 한보그룹이 청와대 관계자, 국회 건설위 소속 의원, 건설부 등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으로 재직한 1993년에는 서울 워커힐 호텔 카지노에 대한 수사를 벌여 워커힐 카지노가 1986년부터 120여억원 상당의 외화를 밀반출한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이 수사는 외화 밀반출 혐의를 밝혀낸 개가를 올렸음에도 정치권과 공직자, 재계, 언론계 비호세력과의 유착관계와 검은돈의 흐름 등 카지노 업계의 구조적 비리를 캐내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1994년에는 서울지검 특수1부장으로 재직하며 국회 노동위 돈 봉투 사건과 2차 장영자 사기 사건을 지휘했다.
노동위 돈 봉투 사건은 당시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 사장이던 김택기 전 의원이 자신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와 관련, 국정감사에서 위증했다가 고발당할 처지에 놓이자 국회 노동위 소속 의원들에게 돈을 건넨 의혹이었다.
검찰은 본격 수사 착수 일주일 만에 김 전 의원이 김말룡 전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것 외에는 실제 뇌물을 준 사실이 없다며 경영진 3명을 구속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2차 장영자 사기 사건은 10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장씨가 자금난에 시달리다 사채업자를 속여 예금 30억원을 불법 인출하고 변칙 어음거래로 77억여원을 대출받는 등 175억원을 편취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장씨는 다시 4년형을 선고받았다.
정 후보자는 1998년 서울지검 남부지청장 시절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1997년 당시 의정부지방법원 주변에서 형사사건을 주로 처리하던 변호사가 브로커들을 동원해 사건을 대거 수임한 의혹이 제기돼 검찰ㆍ법원의 조사결과 판사 15명에게 명절 떡값, 휴가비 등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건넨 사실이 드러난 사건이다.
대법원이 듬해 4월 관련된 판사들을 대거 정직하는 등 중징계했고 법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표를 쓰는 등 법조계에 큰 파문이 일었다.
1998년 북풍사건 수사도 지휘했다. 북풍사건이란 당시 안기부(현 국가정보원)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연루설을 퍼뜨린 사건이다.
정 후보자는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자주 맡아 처리하다 보니 스스로 세운 원칙을 지나치게 깐깐하다고 느낄 정도로 지켜왔다는 평을 검찰 안팎에서 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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