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입관식’ 유족·탈북자 울음바다

‘황장엽 입관식’ 유족·탈북자 울음바다

입력 2010-10-12 00:00
수정 2010-10-12 15:1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맹 행안장관 빈소 찾아 국민훈장 추서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사흘 동안 의연하게 지키던 수양딸 김숙향(68)씨도 끝내 주저 앉아 통곡했다.

 12일 오전 황 전 비서의 입관식이 진행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은 염이 시작된 지 얼마 안돼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이미지 확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입관식은 상주 김씨와 탈북자동지회를 비롯한 탈북자 단체 관계자 등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장의사들이 황 전 비서의 깡마른 시신에 발부터 삼베 수의를 입히자 유족과 장의위원회 관계자들은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했다.

 흰 제단 위에 누운 황 전 비서의 얼굴이 조금씩 보이자 참관자들은 “세상에” “어떻게 해”라며 오열했고 입을 다문 채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던 상주 김씨도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훔쳤다.

 머리카락을 뒤로 가지런히 빗어넘긴 황 전 비서는 입을 조금 벌린 채 평온하게 잠든 모습이었지만 사망 당일 부검을 한 탓에 턱 부분을 절개한 자국이 선명히 드러나 있었다.

 상주 김씨는 차갑게 굳은 황 전 비서의 양쪽 어깨를 주무르고 볼에 손바닥을 갖다 대보고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오열했고,다른 참관자들도 “아버지” “편하게 가세요”라며 울부짖었다.

 얼굴을 포함한 온몸을 다시 수의로 감싸는 동안 김씨는 “불쌍한 사람” “이럴 수는 없어”라며 통곡하다가 끝내 주저앉고 말았다.

 황 전 비서의 시신은 “좋은 사람들과의 기억만 가져가시길 빈다”는 장의사의 말과 함께 오동나무 관에 담긴 채 염습실을 빠져나갔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족을 위로하고 황 전 비서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맹 장관은 “유족과 장의위원회로부터 황 전 비서가 고향에 가서 묻히고 싶어해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가 통일이 되면 고향에 모시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유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