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주자 김관용 경북지사
朴 자택 복귀 자체가 승복… 탄핵 수용黨 달라도 보수 후보 단일화 협상 가능
일자리 만들어 청년 상실감 해소시켜야
안보는 여야, 보수·진보 뛰어넘는 가치
사드 배치 한·미 동맹 측면서 고려해야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관용 경북지사가 24일 국회 앞 임시 숙소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분권형 개헌’을 비롯한 대선 공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유일 6선(구미시장 3선, 경북지사 3선)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지방행정의 달인이지만 중앙정치는 초보다.
-중앙정치를 못 배운 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오염되지 않았다. 중앙정치가 잘됐으면 나라가 이 꼴이 됐을까. 나는 중앙정치에 빚진 게 없다. 야전(현장)에서 일생을 보냈다. 내 경험상 답은 현장에 있다.
→단체장으로서 명예로운 퇴진 대신 대선 후보라는 새 도전을 선택한 이유는.
-현 정치를 사람에 비교하면 동맥경화에 걸린 환자다. 분열의 극치다. 열심히 살아온 국민들만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 권력을 아래로 내리는 분권형 개헌을 하겠다. 권력이 분산돼야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줄 수 있다.
→다른 대선 후보도 많은데 왜 김관용이어야 하는가.
-현실 정치 경험이 많다는 게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다. 이들이 정권을 잡으면 새 정부에 국민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패거리만 들어가게 된다. 국가를 개조할 수 있는 인물로는 기존 정치에서 자유로운 내가 적임자다.
→분열된 사회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계층 갈등이 문제다. 정부의 시장 조정 능력이 실패하면서 정글의 법칙이 사회에 만연됐다. 부의 균형이 깨졌다. 청년들이 기댈 곳이 없다. 그래서 미안하다. 이 문제를 소통으로 풀 것이다. 내 별명이 ‘DRD’(들이대)다.
→분열을 통합한 구체적인 사례는.
-400여년 동안 이어 온 갈등도 해결했다. 퇴계 이황을 위해 지어진 호계서원에 학봉 김성일과 서애 류성룡의 위패 중 어느 것을 상석에 둘 것인가를 두고 시작된 ‘병호시비’가 최근까지 유림 내에서 논쟁이 됐다. 내가 2013년 퇴계, 서애, 학봉의 종친들을 두루 만나 합의를 이끌어 내 논쟁을 종식시켰다.
→청년들의 분노가 크다.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경북에서 내건 모토가 ‘일취월장’(일찍 취직해서 월급 받아 장가가자)이다. 경북에서 해마다 5조원 이상 투자 유치를 해 왔다. 청년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자리를 만들어 상실감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의 지역적 당사자이기도 하다.
-한·미 동맹 측면에서 봐야 한다. 안보는 여야와 진보·보수를 넘는 가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사드 배치 연기 주장은 포퓰리즘적 접근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을 찾아간 것 역시 국격을 해치는 행위다. 제도권에서 접촉하는 게 나라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正道)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이후에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탄핵은 이미 결정된 것이다. 수용해야 한다. 더이상 다툴 수단도 없고 이익도 없다. 박 전 대통령도 자택으로 돌아간 것 자체가 승복의 의미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유력한 경쟁 상대다.
-괜찮은 후보다. 다만 홍 지사가 지사직을 좀더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험만큼 위대한 스승은 없다. 보수의 핵심 가치는 도덕과 책임이다. 치고받는 것이 일시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것은 아니다.
→한국당 대선 주자가 된다면 정치적 연대를 위한 구상은.
-현 상황에서 당대당 통합은 어렵고 후보 단일화를 통한 연대는 가능하다. 당은 달라도 보수 후보는 한 명이어야 한다. 대선 후보가 되면 바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다.
→대권 도전의 뜻을 이루지 못해도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
-대선 후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장사하려고 나온 것이 아니다. 역할을 찾겠다. 물론 내가 정치에 참여한다고 해서 한순간에 많은 것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오염된 물을 서서히 정화시키는 샘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국민들이 알아줄 때까지 열심히 할 생각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7-03-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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