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행복한 날”… 케네디 美대사 참석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22일 주일 한국대사관 주최로 도쿄 셰러턴미야코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일본의 정·관계 요인들이 총출동해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일본 측의 큰 기대를 표시했다.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모리 요시로, 후쿠다 야스오, 하토야마 유키오 등 3명의 전직 총리가 모여 수교를 축하하는 드문 모습도 연출됐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나카타니 겐 방위상,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상 등 주요 각료들도 거의 나왔다. 이부키 분메이 중의원 의장과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 등 전·현직 국회의장과 아베 총리의 ‘외교책사’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도 자리하는 등 활기 넘치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 시이 가즈오 공산당 대표, 요시다 다다토모 사민당 당수 등 여야 대표와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 도지사 등 지자체장들도 참석했다. 외교 사절 중에서는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가 참석해 한·일 화해에 대한 미국 측의 관심을 보여 줬다.
중의원 결산위 도중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야당의 양해를 얻어 참석했다”며 “일·한 관계의 중요성에 관해 여당도 야당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총리는 케네디 주일 미대사의 참석을 거론하면서 한·미·일 세 나라의 협력 강화가 아·태지역 평화와 안정에 더없이 소중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건배사에서 모리 전 총리는 “맥주가 참 맛있어 보인다”며 “이 술 한잔으로 여러분의 노고를 한번에 날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모리 전 총리는 양국 정상의 기념식 교차 참석을 거론하면서 “여기 있는 모두의 바람이었을 것이고 그것이 실현된 것도 여러분의 힘”이라며 ‘행복한 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우익 인사들이 차량에 확성기를 싣고 와서 행사장 주변에서 “‘다케시마’(독도) 반환 없는 일·한 관계 없다”는 구호를 외치는 등 우익세력이 득세하는 변화된 일본 국내 분위기를 보여 주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5-06-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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