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총리 ‘원론적 답변’ 태도에 여야 의원 ‘핀잔’
국회의 14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답변 태도를 놓고 황 총리와 여야 의원 사이에 격한 언쟁이 오가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은 이날 오전 3번째 질의자로 연단에 올라 황 총리를 불러세운 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서 우리나라가 배제된 경위 등을 따졌다.
이에 황 총리가 “정부에서는 TPP가 체결되는 걸 계속 주시해왔다”는 등 공식적인 입장을 반복하자 강 의원은 “한심하구먼”이라고 혀를 차면서 “계속 주시하고 있다는 식의 답변은 짜증난다”며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또 황 총리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도입과 관련한 질의에 “협의할 단계가 되면 충분히 국익을 지키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하자 강 의원은 “지금 그 답은 총리가 아니라 중학교 수준도 다 이야기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비아냥거리는 듯한 강 의원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황 총리는 “그런 말은 제가 듣기 거북하다”거나 “지금 말씀을 너무 듣기 거북하게 하지 않았나”라고 불쾌감을 보였고, 강 의원은 “거북하라고 얘기했다”고 맞받았다.
황 총리가 “여기는 국회”라며 ‘신중한 발언’을 요구하자 강 의원은 “총리답게 하세요. 국정을 챙기는 사람답게 말해야지”라며 호통을 쳤고, 이에 본회의장의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듣기 싫으면 나가라고”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4번째 질의자로 나선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도 황 총리와 다소 옥신각신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정 의원이 ‘국방개혁’을 위해 민간인 출신을 국방부 장관에 임명해야 한다고 하자 황 총리는 “인사를 출신으로 제한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고, 이에 정 의원은 “(황 총리가) 답변은 매끈한데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사석에서 할 수 있는 얘기를 공석에서도 해야 그게 소신 있는 책임 총리”라며 “매끈하게 넘어가면 그건 그냥 의전총리, 대독총리다. 답변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황 총리는 “공직은 출신이나 신분보다 역량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라며 “의원님이 말씀하신 이런 부분도 같이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고 일관된 답변 태도를 유지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