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후보 인준 진통] 여 “단독 처리” 야 “날치기”…본회의 직전 정 의장 전격 중재

[이완구 총리후보 인준 진통] 여 “단독 처리” 야 “날치기”…본회의 직전 정 의장 전격 중재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15-02-13 00:12
수정 2015-02-13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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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1시 59분,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회의장.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총리를 임명하더니 독재로 돌아가겠다는 건가.”(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나라를 반동강으로 만들고….”(같은 당 진성준 의원)

“독재 얘기하시려면 착석해서 발언권 얻으세요.”(새누리당 소속 한선교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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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격화된 가운데 김무성(왼쪽) 당 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격화된 가운데 김무성(왼쪽) 당 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문재인(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여당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을 규탄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문재인(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여당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을 규탄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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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새누리당은 야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 속에 단독으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오후 1시 52분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 개회 직후 한 위원장이 발언을 시작하기 무섭게 야당 의원들이 들이닥쳐 위원장석을 에워쌌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과 야유가 난무했다. 여당 소속 정문헌 간사가 청문보고서를 꿋꿋이 읽어 내려가는 중에 야당 의원들은 퇴장해 버렸다. 2시 5분, 한 위원장은 보고서를 채택하는 의사봉을 두드렸다.

앞서 이날 오전 여야 의원총회에선 각각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및 본회의 단독 표결 강행’, ‘이 후보자 불가, 본회의 보이콧’ 기류만 재확인하며 전운이 고조됐다.

보고서 채택 직후 새정치연합은 긴급 의총을 소집한 가운데 인사청문위원 및 의원 전체 명의로 번갈아 규탄성명서를 냈다.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유성엽 의원은 “여당 단독 강행 처리는 폭거”라고 규정했고, 김경협 위원은 “이 후보자는 부적격 사유를 완비한 말 그대로 ‘완구 백화점’”이라고 비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날치기 첫 작품”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일촉즉발로 흐르던 대치는 오후 4시 10분쯤 새누리당 유승민·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정의화 국회의장의 끈질긴 요구에 ‘16일 합의 처리’로 돌아서며 일단락됐다. “합의하라”는 정 의장의 설득에 여야가 한발씩 물러섰고, 여당이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 이상 이날은 의장이 인준동의안을 상정할 명분도 생긴 셈이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예정됐던) 국무총리 임명동의의 건, 국회운영위원장 선출의 건, 11개 법안 처리 건 등 세 가지를 16일 그대로 다시 올린다는 내용”이라며 인준안의 16일 처리를 기정사실화했다. 정 의장도 “천재지변이 없는 한 16일 본회의에서 인준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칠 것”이라며 여당 단독 표결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당일 아침에 의총을 열어서 총의를 모아 결정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당초 개각 및 청와대 인적 쇄신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 지도부가 단독 표결도 불사하리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본회의가 나흘 미뤄지면서 ‘총리 인준안 여당 단독 통과’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부담은 피하게 됐다. 새정치연합 역시 ‘이 후보자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당내 의견을 재수렴할 시간적 여유를 벌게 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의장이 어떻게든 여야 간 합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주말 사이 총리 인준안을 둘러싼 여야 간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5-02-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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