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정수 조정 끝나면 당내에서 고통 감수해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의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 논란이 불거지고 당사자가 국회 농성까지 벌이고 있지만 해법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야당내부에서도 서로 미묘간 갈등 기류도 흘렀다. 정의당은 여야 3당이 비교섭단체 의원들의 전문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더민주는 정수 재조정에 노력하겠다면서도 정의당이 스스로 조정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0년 넘게 언론운동을 해온 추 의원은 자신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치되자 16일 사흘째 국회에서 농성 중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엉뚱하게도 환경노동위원회 정수 조정 결과였다. 더민주가 환노위에 비교섭단체 의원 2명을 배정하자고 주장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결국 1명이 배정된 게 화근이었다.
정의당이 그 1명 몫에 이정미 의원을 배치했고, 이 탓에 노동운동가 출신의 무소속 윤종오 의원이 1순위 희망 상임위인 환노위에 가지 못해 2순위였던 미방위를 배정받았다.
결국 ‘불똥’이 미방위에 지원한 추 의원에게까지 튀면서 추 의원은 외통위에 배치됐다.
이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3당이 재협상해 환노위 정수를 16명에서 17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더민주는 재조정 논의는 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왜 정의당 의원 6명은 다 원하는 상임위에 가야 하느냐. 정수 조정이 끝나면 당내에서 합리적으로 배치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환노위 정수조정에 대한 합의 가능성도 크지 않다. 추 의원에 이어 무소속 윤 의원도 3당 원대대표들에게 공문을 보내 환노위 재배정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각자 입장이 달라 조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과거에도 상임위 정수 조정 사례가 있다면서 “논의를 해 보는 게 좋다”는 뜻을 밝혔지만 새누리당은 현실적으로 정수 재조정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김정재 원내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전문성, 관심 분야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상임위 숫자가 정해져 있고 위원을 무한대로 늘릴 수 없다”며 “불가피하게 조정이 어려우면 국회의장이 정하도록 돼 있다”고 정세균 의장에게 공을 넘겼다.
정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특정 의원이 선호하는 상임위를 모두 매치할 방법은 없다. 알파고에 시켜도 그건 못 맞춘다”며 “정의당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찾아보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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