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친노 관계회복 ‘삐끗’…뉴욕 회동 감정 상한채 취소

반기문-친노 관계회복 ‘삐끗’…뉴욕 회동 감정 상한채 취소

입력 2016-06-08 11:28
수정 2016-06-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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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정치적 이용’ 부적절…潘 대권행보에 왜 연결시키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이해찬 전 총리의 ‘뉴욕회동’이 8일 불발로 그치면서 반 총장과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관계가 또 한번 어긋났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 추진을 두고 대권도전을 시사한 반 총장이 소원해진 친노진영과의 관계복원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양측이 감정만 상한 듯한 모습이다. 관계회복의 기회는 다시 한번 물건너가게 된 셈이다.

반 총장은 참여정부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으로 유엔 사무총장 자리까지 올랐지만, 이제는 여권 친박(친박근혜)계가 미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야권내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잠재적 라이벌’ 사이가 되는 등 친노 진영과는 ‘얄궂은 운명’에 처하게 됐다.

친노 진영으로서는 ‘반기문 대망론’을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초 이날 만날 것으로 보였던 양측은 면담의 언론 공개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전격적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이 전 총리 측은 “이 전 총리와의 면담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반 총장 측이) 알려와 당초 비공개로 차 한 잔 하기로 한 만남의 성격이 변화돼 최종적으로 면담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관계자도 “면담은 취소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번 면담을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를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다.

애초 이번 면담은 반 총장 측이 뉴욕을 방문하는 이 전 총리에 “차를 한 잔 하자”고 요청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7일 일부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유엔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은 “만남은 한국 측(이 전 총리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전 총리 측은 회동 취소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린 문자메시지에서 “사실과 다르게 만남 제안을 (이 전 총리가)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 대목을 문제삼았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엔 쪽에서 사람이 와서 ‘오신 김에 차나 한잔 하자’고 해서 보기로 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저 쪽(반 총장 측)에서 사실과 다르게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는데, 뭐하러 만나겠나. 차라리 만나지 말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전 총리는 주위에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와 동행한 한 인사는 ‘이 전 총리가 화를 냈느냐’는 질문에 “그에 대해서는 뭐라고 얘기하지 않겠다. 얘기했다가는 논란만 증폭시킬 것 같다”고 답했다.

나아가 친노 진영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 자체가 반 총장의 대권행보에 정치적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없지 않아 보인다.

이 전 총리와 함께 방미 중인 더민주 도종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반 총장의 대권 행보와 연결되며 증폭이 됐다”고 반 총장의 친노와의 관계회복 시도라는 해석에 대해서도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다. 언론에서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경계했다.

당내 핵심 친노 인사도 “이번 만남 취소의 의미를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할 건 아니다”라면서도 “이 전 총리 입장에선 참여정부가 만들어준 유엔 사무총장이 만나자고 하니 거절할 수 없었을텐데, 순수한 만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면 만날 이유가 없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외교관은 국내정치와 캐릭터(성격)상 안 맞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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