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필패론’ 나오는데…새누리는 ‘강건너 불구경’

‘대선 필패론’ 나오는데…새누리는 ‘강건너 불구경’

입력 2016-05-13 11:32
수정 2016-05-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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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무비전·무주자’ 3無에 신음…길잃은 여권

재집권 9년째를 맞은 새누리당이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

20대 총선 참패라는 ‘경고장’을 받은 지 벌써 한 달이 지나도록 반성과 쇄신의 움직임도, 난관 극복을 위해 제시돼야 할 구체적 ‘비전’도 보이지 않는 극도로 무기력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이달 말부터 소수당으로 전락할 처지이지만, 탈당파들의 복당 문제는 논의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고, 비상대책위와 혁신위 구성·당권 등을 놓고 계파 갈등만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여권의 전면 쇄신을 선도할 카리스마 있는 중심인물이 없는데다, 대통령선거가 불과 약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도 유력한 대권 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이른바 ‘무기력·무비전·무주자’라는 3무(三無)에 집권 여당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대로 가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총선 참패 이후 새누리당에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가장 심각한 것은 ‘쌀 한 톨 없는데도 체면만 세우는 망한 부잣집’처럼 누구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생각 없이 방치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새로 출범한 원내 지도부가 중진들과 여권의 원로들까지 만나가며 해법을 찾아 안간힘을 쓰고는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양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차라리 ‘노선 투쟁’이라도 한다면 희망이 있을 것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정당이란 조직은 원래 계파가 있는 것이고, 계파끼리 미래 비전과 당의 노선을 놓고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게 정상인데, 지금은 그런 모습마저 실종됐다”면서 “계파 간 다툼의 목적이 자리 싸움에만 있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정두언 의원도 전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선자들의 관심사는 온통 자리다. 목소리를 낼 만한 비주류들도 조용히 있는 이유는 모두 자리를 노리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가면 영남 지역당으로 갔다가 결국 소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친박이라는 주류가 자신들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지금 기득권을 지킬 게 아니라, 내려놓고 당을 살리고 나서 나중에 다시 기득권을 되찾든지 해야 한다”면서 “당을 전혀 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기득권을 지켜봐야 국민은 ‘저렇게 혼냈는데도 아직도 똑같구나’라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집권 여당의 무기력한 모습이 계속되면서 ‘정권 10년 주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10년마다 정권이 교체됐던 현상이 내년 대선에서도 반복될 것이란 이론이다.

이는 새누리당이 옛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주장과도 맞물려 있다.

2004년 총선에서 원내 과반 여당으로 도약한 열린우리당은 작명(作名)의 취지처럼 ‘상향식 공천과 국민참여형 경선’을 제1 가치로 뒀지만, 재·보선 연전연패, 계파 갈등에 따른 이합집산, 수차례 당명 개정 등을 거치며 몰락의 길을 걸은 끝에 집권 10년만(김대중·노무현 정부)인 2007년 대선에서 무기력하게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특히 당시의 여당과 지금의 여당 모두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필승 주자’가 잘 눈에 띄지 않는 공통점을 지녔다는 지적이 많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선 필패론’을 극복하려면 정계 개편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선 국면에서 제3정당인 국민의당과의 당 대 당 통합, 국민의당과의 전략적 선거 제휴,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대선주자 영입, 당 해체 후 중도보수 신당 창당 등 상상력이 닿는 카드는 모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는 생물(生物)”이라며 “과거 민주정의당이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과의 전격 합당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것과 같은 파격의 정치가 나오지 말란 법 있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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