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 판세 전망 무색할 정도로 與 후보 큰 표차 승리… 낮은 투표율·젊은층 무관심에 여론조사 ‘착시현상’
새누리당이 4·29 재·보궐선거에서 ‘수도권 싹쓸이’의 이변을 낳은 가운데 당선자와 2위 후보의 득표율 격차도 당초 예상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이는 투표율이 30%대 중반에 불과한 상황에서 비교적 보수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고령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데다가 새누리당의 효율적인 조직 선거가 주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최대 접전지로 꼽혔던 서울 관악을에서 당선된 오신환 의원과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43.9%와 34.2%로, 격차가 10%포인트 가까이 났다.
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2일 성인남녀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4.3%포인트)에서 나타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4.8%포인트)의 2배 이상이다.
또 인천 서·강화을의 경우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45.8%)이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41.7%)를 근소한 격차로 앞지르는 것으로 집계됐으나 실제 득표율 격차는 11.2%포인트(54.1%-42.9%)나 벌어졌다.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55.9%)이 20.3%포인트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새정치연합 정환석(35.6%) 후보를 누른 경기 성남 중원도 선거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서의 격차는 절반 수준인 11.0%포인트였다.
이밖에 새정치연합 후보와 탈당파가 맞붙은 광주 서을에서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37.9%의 지지율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36.2%)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어보니 22.6%포인트(52.4%-29.8%)라는 예상 밖의 큰 격차를 기록했다.
오피니언라이브의 윤희웅 여론분석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박빙 승부라고 하더라도 투표율이 30%대로 낮아지면 젊은층이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을 하고 실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현상이 득표율에 크게 반영된다”면서 “또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성향층의 새누리당 충성도가 견고해졌다”고 말했다.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상대적으로 새정치연합의 지지자가 많은 20·30대의 투표율이 평균 투표율보다 낮았던 게 요인”이라면서 “특히 여당에 악재였던 ‘성완종 파문’이 있었지만 젊은 유권자들은 ‘여당도, 야당도, 대통령도 아닌데’라며 투표장에 아예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통상 30% 안팎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재보선은 조직 싸움으로 통한다”면서 “결국은 새누리당이 전통적인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성공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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