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측 피하려 1시간20분간 정책 세미나 전체를 공개 진행윤상현, 리스트 질문에 “여기서 얘기할 것 아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여권 전체를 강타한 가운데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13일 대규모 회동을 가졌으나 이번 파문 등 현안에는 철저히 침묵했다.친박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새누리당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이날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초청해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포함한 노동계 현안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모임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입각, 공석이 된 총괄간사 자리를 대통령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이 맡은 뒤 처음 열린 것으로, 지난 연말 송년 모임 이후 넉 달 만에 마련된 자리였다.
이주영 김태환 서상기 안홍준 등 친박계 중진 의원을 비롯해 초·재선 의원들까지 총 3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성완종 리스트에 주로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 파문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회동하는 자리여서 어떤 형태로든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세미나는 이런 예상을 깨고 철저히 정책 세미나로 진행됐다.
모임을 둘러싼 갖가지 억측을 미리 차단하려는듯 아예 1시간 20분간 행사 전체를 공개리에 진행했다.
지난해 12월30일 송년모임에서 포럼 소속 의원들이 김무성 대표를 향해 ‘전횡을 중단하라’며 직격탄을 날리는 등 당내 문제나 정치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언급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성완종사태로 쑥대밭이 된 당 사정을 반영하듯 이날 모임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의원들은 회의 시작 전 이번 사건에 대해 개별적인 대화를 주고받았을뿐 공개 언급은 삼갔다. 강의가 1시간가량 지나 회의가 끝날 즈음엔 의원 10여명만 자리를 지켰다.
윤상현 의원은 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건 여기서 이야기할 게 아니다. 어제 김무성 대표께서 말씀하셨으니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면서 다만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철저한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성역 없이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전 회장에게서 구명 부탁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고인이 가신 마당에 공개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향후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운영 방향에 대해 “글자 그대로 정책포럼으로서 거듭날 것이고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정책포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주요 국정 현안과 핵심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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