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민후보 출마 굳힌듯…안철수교수 무소속 도전 고민
야권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戰)이 후보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은 경선 방식에 대한 갈등이 주 전선이었다. 민주당의 ‘주류·비주류’ 갈등과 야권 각 정당의 힘겨루기가 대표적이다.후보 리그가 본격화된 것은 선거 일정이 촉박한 데다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되면서부터다. 특히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오는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통합 후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일정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기류가 확연히 드러난다.
민주당은 1일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 첫 회의를 가졌지만 경선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통합 경선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신중할 수밖에 없다. 대신 선거 관련 일정은 오는 5일 회의에서 다루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민주당의 요청으로 ‘야 4당 대표자 연석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당내 최대 세력인 ‘진보개혁’은 이날 모임을 갖고 ‘통합(원샷) 경선’ 방안을 논의했다. 진보개혁 모임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원혜영·박영선 의원, 이인영 최고위원 등 당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대거 속해 있다. 한 참석자는 “대체로 통합 경선이 맞다는 쪽으로 의견이 쏠렸다.”고 말했다. 진보개혁은 오는 6일 자체 후보 선출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 내 친노(親) 세력은 오는 4일 회동, 한 전 총리 출마에 대한 입장을 정한다고 한다. 숨가쁜 일정 속에는 한 전 총리와 박 상임이사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양측의 반응을 종합하면 두 사람은 ‘대체제’ 성격이다. 한 전 총리가 출마하면 박 상임이사가, 박 상임이사가 출마하면 한 전 총리가 후보를 양보한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는 다음 주쯤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한다. 한 전 총리의 최측근은 “재판도 있지만, 원래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수의 한 측근은 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안 교수가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정치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도시를 경영하고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라는 판단에서 자신에게 자질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11-09-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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