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비공개회의에서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조찬 회동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파이프 라인 건설과 같은 일이 앞으로 있을 것 같다. 11월쯤 되면 뭔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러시아 가스관 건설을 계기로 남북이 자연스럽게 대화 국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청와대와 당에서 형성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특히 홍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이 대통령과의 조찬 회동이 언론에 알려진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회동 당시 홍 대표에게 남북관계와 관련해 한 언급일 가능성이 높다. 홍 대표는 그동안 대북 강경책을 고수해 온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교체를 주장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더욱이 홍 대표는 대통령과 두 시간 남짓 독대하면서 “남북대화가 이렇게 단절된 상태에선 선거에서 20~30대에게 다가갈 수 없다. 북한은 러시아 가스관 통과만으로 1억 달러 정도를 챙길 수 있는데, 우리는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 최고위원은 “가스관 발언은 홍 대표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 청와대의 뜻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한국 수출을 위한 가스관이 북한 영토를 통과하는 것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1-08-30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