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인사 2인 소회] “통일위해 애쓰실 분인데…”

[진보·보수 인사 2인 소회] “통일위해 애쓰실 분인데…”

입력 2010-10-14 00:00
수정 2010-10-14 00: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그분이 북한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좀 더 애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애석하다.”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는 13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사망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남 교수는 언론인 출신의 학자로 지난 2005년과 2009년 각각 한국의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에 대한 연구 결과를 책으로 펴냈다. 그는 우리 사회에 양립한 이념에 대해 꾸준히 연구했지만 “갈등이 해소될 여지가 있겠느냐.”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남 교수 본인은 보수성향을 지녔다. 따라서 황 전 비서가 처음 망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뚜렷하게 나눠진 시각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미지 확대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연합뉴스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
연합뉴스


●北 주체사상 허구 제대로 알려

남 교수는 “1997년 황 전 비서가 망명했을 당시에는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면서 “남한의 종북세력들은 황 전 비서에게 왜 왔느냐고 비난했고, 황 전 비서가 ‘북한의 실상을 알리러 왔다’고 하면 ‘내가 북한에 대해 더 잘 안다’는 식으로 북한을 편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런 풍조는 지금도 만연하다. 그때 좀 더 북한의 실상에 대해 자세히 알았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또 “북한 체제에서는 황 전 비서의 망명과 같은 일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금도 10만명의 탈북자가 해외에 떠돌고 있는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황 전 비서가 북한 체제가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황 전 비서의 공적에 대해 “그의 망명은 주체사상의 허구성을 완전히 드러냄과 동시에 자유의 소중함을 알렸다.”면서 “주체사상을 만든 장본인이 북한 통치체제에 반기를 들고 망명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실제로 황 전 비서는 북한의 실정을 알리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의 삶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돼”

남 교수는 그러면서도 “인간적 불행을 겪은 사람, 북한체제가 낳은 비극적 지식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의 가족과 측근들이 북한에서 대거 숙청당한 데다 본인 역시 우리나라에서 자유로운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남 교수는 “개인적 희생을 무릅쓰고 북한 민주화를 위해 망명했는데 그에 대한 평가가 너무 인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황 전 비서 망명과 사망 이후의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3대 세습을 확정했으니 탈북자 문제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면서 “지금 시대에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는 3대 세습이라는 북한 초유의 불안정한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왜 제대로 비판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남 교수는 “황 전 비서가 우리나라에 와서 무엇을 했는가, 어떤 생활을 했는가부터 깊이 성찰해야 한다.”면서 “국가관과 사회관, 세계관이 모두 다르긴 하지만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10-10-14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