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플루트’ 장기 살려 자원봉사 활약
충남 서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윤수진(34·여) 경장은 경찰관이면서 한 학생의 ‘수학선생님’이다.윤 경장은 지난 6월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일하면서 알게 된 서산시청소년지원센터에서 자원봉사 수학 과외 교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학에서 공대를 졸업해 수학에 자신이 있었던 윤 경장은 망설임 없이 자원했고 그 뒤로 중학교를 중퇴한 한 14살 학생의 검정고시 과외선생님이 됐다.
일주일에 2∼3회 센터에서 학생을 만나 수학을 가르쳤고, 수업이 끝나고 학생이 질문하면 풀이과정을 찍어 카카오톡 사진 전송해 주기도 했다.
8월 말에는 학생이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까지 듣게 됐다.
윤 경장은 “학생이 자신의 힘으로 미래에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아주 기뻤다”고 말했다.
세 아이의 엄마라 육아에 치이는 중에도 그는 밤에 아이를 재우고서 수학 문제를 풀어가며 수업 준비를 했다.
그는 “검정고시 합격을 한 다음에도 고등학교 수학 예습을 위해 꾸준히 수업을 하고 있다”며 “아이가 있다보니 학생들 볼 때 내 아이같은 엄마의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대전 둔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심재은(34·여) 경장은 ‘플루트 연주’를 살려 학교폭력 예방 업무를 하고 있다.
학생들과 어떻게 하면 가까워질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심 경장은 어릴 때 배웠던 플루트를 활용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예방 강의 시간에 플루트 연주로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또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플루트 수업을 들으며, 학생들과 함께 연주를 하고 모르는 부분은 가르쳐주기도 한다.
1시간가량 같이 수업을 듣다보면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주고 친근감을 느낀다고 심 경장은 전했다.
그는 “학생들이 경찰관이라면 무조건 딱딱하다고 생각하고서 학교 폭력 문제가 있어도 입을 닫는 경우가 있다”며 “함께 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생이 먼저 고민상담을 해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플루트 연주를 아주 잘하지는 못하지만, 학생들의 마음을 열게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