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전거횡단 한인대학생들 “美전역에 위안부진상 알리겠다”

“미 자전거횡단 한인대학생들 “美전역에 위안부진상 알리겠다”

입력 2015-08-24 11:36
수정 2015-08-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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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7일 LA 출발해 워싱턴 도착…6천km 대장정

“자전거 타이어에 펑크가 수도 없이 나고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지만 그래도 미 전역에 일본군 위안부 범죄의 진상을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난 6월27일(이하 현지시간)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州) 로스앤젤레스(LA)를 출발해 약 두 달 만인 23일 수도 워싱턴D.C.에 도착한 한국인 대학생 심용석(22·인천대 중어중국학과), 백덕열(22·경희대 체육학과) 씨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LA에서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를 거쳐 뉴멕시코, 텍사스, 캔자스, 미주리,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워싱턴D.C., 버지니아 주까지 자전거 페달로만 약 4천800㎞를 달렸지만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땡볕 더위에다 자전거와 짐을 포함해 약 50㎏에 달하는 무게 때문에 타이어의 펑크가 18번이나 나 튜브를 때우거나 튜브 자체를 교체해야 했고, 심 씨의 경우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팔꿈치와 발목 등을 다쳤지만, 두 사람은 오히려 “위안부 피해를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어 기쁘다”며 뿌듯해했다.

두 사람은 들르는 곳마다 틈틈이 과거 제국주의 일본 군대에 강제로 끌려가 숱한 고초를 겪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참상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일본 영사관이 있는 LA와 시카고에서는 영사관 앞에서 미리 준비해 간 플래카드를 들고 직접 시위를 벌인 것은 물론 지나가는 시민에게 위안부 피해의 진상과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의 위안부 부정 및 역사 수정주의를 규탄하는 전단까지 나눠줬다.

오는 26일에는 워싱턴D.C. 일본 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를 열 계획이다.

이들은 이어 필라델피아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뉴욕으로 이동한 뒤 일본 영사관과 유엔본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범죄 인정 및 진정한 사죄를 촉구하는 시위를 각각 열고 ‘80일-6천㎞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실제 자전거 주행 일수는 80일에 약간 못 미치지만, 출발 및 귀국 시점까지 포함하면 꼭 80일이 된다.

두 사람이 ‘위안부 진상 알리기 자전거 미국 대륙횡단’을 기획하게 된 것은 2개월여 차이로 자원입대한 독도경비대 군 복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 복무 시절 우연히 위안부 할머니 얘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소녀 이야기’를 보고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두 사람은 제대 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고 수요집회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미 대륙횡단을 통해 미 전역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리기로 뜻을 모았다.

독도경비대 복무가 두 사람에게 역사의식을 심어주고 향후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동지애를 갖게 한 계기가 된 셈이다.

제대 후 2학년 1학기에 복학한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여름 방학을 이용한 미국 대륙횡단 계획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부모님과 교수님, 주변 사람들이 건강을 걱정했지만, 이들의 결심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두 사람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범죄를 인정(Admit)하고 사과(Apologize)할 때까지 동행(Accompany) 하겠다는 의미로 자신들의 자전거 미국 대륙횡단을 ‘트리플A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트리플A는 미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 직전의 마이너리그 단계를 뜻하기도 하는데 마이너리거가 트리플A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듯 아직은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일본군의 위안부 범죄를 미국 사회 전반에, 특히 주류 사회에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두 사람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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