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나온 기사문장 보고 배울 만한 걸까요?

신문에 나온 기사문장 보고 배울 만한 걸까요?

입력 2011-08-06 00:00
수정 2011-08-0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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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동형 기자들】김지영 지음 효형출판 펴냄



“정부의 5·17 조처는 심상찮은 북괴의 동태와 전국적으로 확대된 소요사태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며, 나아가서 이를 계기로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부정부패와 사회불안을 다스리려고 결심한 것으로 관측된다.”

1980년 5월 17일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뒤 나온 한 신문사 사설의 한 대목이다. 여기서 주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대목이 두 군데 나온다. ‘~것으로 풀이되며’와 ‘~것으로 관측된다.’이다. 문장으로만 봐서는 누가 풀이하고, 또 관측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른바 ‘무주체 피동형’이다.

김지영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심의위원이 최근 출간한 ‘피동형 기자들’(효형출판 펴냄)은 이 같은 피동형 표현을 비롯해 ‘전문가들’과 같은 익명 표현, ‘…라고 전해졌다.’와 같은 간접인용문 등 객관보도를 저해하는 신문기사 문장의 오염 실태를 파헤치고 있다.

경향신문 편집국장 등 30년 동안 일간지 기자를 지낸 저자는 이 같은 표현 양식에 대해 “그 의견이 양심에 맞지 않고 떳떳하지 않음을 문체를 통해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아울러 “신문·방송은 국민에게 ‘매일의 국어 교과서’”라며 “언론계와 정부, 학계 등 3자가 함께 공공 언어 관리에 나서라.”고 충고한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1-08-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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