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카톡 대화, 친한 사람은 ‘ㅋ’ 덜친하면 ‘ㅎ’

대학생 카톡 대화, 친한 사람은 ‘ㅋ’ 덜친하면 ‘ㅎ’

이유미 기자
입력 2016-05-13 14:07
수정 2016-05-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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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맞아 대학생 언어습관 분석

대학생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분석해보니 문장을 마침표(.)로 끝맺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신 물결표(∼)가 대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웃기는 상황을 표현하는 ‘ㅋ’와 ‘ㅎ’ 중에서도 상대방과 더 가깝게 느낄수록 ‘ㅋ’를 쓰고 있었다.

619돌 세종날(5월15일)을 맞아 13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전국 국어학 학술대회’에서 허상희 부산대 강사는 부산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20대 초중반 대학생 14명(남학생 8명·여학생 6명)의 카카오톡 대화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 결과 허 강사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3603개의 발화 단위 중 마침표가 사용된 예는 1건에 불과했지만 물결표는 165개, 줄임표(…)는 118개로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원래 물결표는 ‘내지’라는 뜻으로 쓰이거나 어떤 말의 앞이나 뒤에 들어갈 말 대신 사용되지만, 카카오톡 상에서는 화자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 뒤에 넣어 말을 길게 늘이거나 대화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용도로 주로 쓰였다.

줄임표 기호는 본래 ‘…’가 맞지만, 기호를 찾는 어려움이 있어 마침표를 3개 연달아 찍는 사례(...)가 많았다.

물음표(?)는 525개, 느낌표(!)는 90개로 집계됐으며 대부분 본래 용법대로 쓰였다. 다만 의미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물음표와 느낌표를 겹쳐 사용하는 경우(?!?! 등)가 다수 발견됐다.

소리와 모습을 형상화한 한글 자모 초성자 사용 정도는 웃기는 상황에서 쓰이는 ‘ㅋ’이 1070개로 압도적이었다.
역시 웃음을 의미하는 ‘ㅎ’은 134개가 사용됐는데, 조사 대상 학생들은 대화 참여자와 덜 친할 때 ‘ㅋ’보다는 ‘ㅎ’을 쓴다고 답했다.

허 강사는 “카카오톡 대화는 문자로 이뤄지지만, 사용자들은 비대면 상황과 글말이라는 한계를 넘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허 강사를 비롯한 신진 학자 9명이 연구발표, 중견 학자 3명이 기획발표를 했다.

한글학회는 1908년 우리 말글의 연구와 통일·발전으로 위해 설립된 민간 학술단체다. 매년 세종날과 한글날(10월 9일)을 앞두고 두 차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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