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빈곤층의 삶을 2015년 시각에서 본다면...

1920년대 빈곤층의 삶을 2015년 시각에서 본다면...

입력 2015-10-21 14:50
수정 2015-10-21 14: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국립극단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세번째 작품 유치진의 ‘토막’ 무대에

이미지 확대
 1920년대 일제강점기 빈곤층의 삶을 오늘의 시각으로 되살린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의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세 번째 작품인 ‘토막(土幕)’이다.
 토막은 사실주의 연극의 대표 작가 유치진의 처녀작이다. 외부와 단절된 어느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명서 가족, 명서네 부엌에 얹혀사는 경선 가족 등 농민들의 궁핍한 삶과 시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신파극 위주의 연극 풍토를 바꾸고 진정한 의미의 신극(근대극)을 소개하기 위해 설립된 ‘극예술연구회’의 첫 창작극이다. 현대 희곡사에서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다룬 최초의 사실주의 작품이기도 하다. 공연 당시 ‘그 뛰어난 극작술은 외국의 어느 희곡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소시민적 삶과 시대의 고민을 함께 담아내는 작업에 주력해온 국내 연극계의 대표 연출가 김철리(62)가 연출을 맡았다.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제적인 측면에서 빈곤층의 절망과 고난이 보편성을 갖도록 하는 데 주력했고, 무능한 가장, 공처가 남편, 생활력 강한 아내, 인정받지 못하는 딸 등 어느 시대나 존재하는 한국적 인물들의 원형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원작엔 언급만 됐던 집달리(양복쟁이)도 생명을 불어넣었고, 시대 변화를 상징하는 양장 여인과 한복 여인도 새로이 만들었다. 김 연출가는 “물질적으로 옛날보다 풍요로워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존재하고 빈곤층의 박탈감은 예전보다 더 살벌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며 “오래전 쓰여졌지만 이 시대에도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일제강점기 당시의 언어를 오롯이 무대에 재현해 우리말과 어휘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국립극단은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로 그동안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이영녀’를 무대에 올렸다. 공연은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만~5만원. 1644-2003.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