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 이후 최대 격차 역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사상 최대 격차로 역전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중장년 백인 여성들은 클린턴보다 트럼프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사우스캘리포니아대학과 공동으로 미국인 2112명을 대상으로 26일(현지시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7%의 지지율로 40.4%의 클린턴을 6.6% 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27일 보도했다. 앞서 같은 기관이 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은 43.4%의 지지율로 42.8%를 얻은 트럼프를 0.6% 포인트 차로 앞서 있었다.
25일 발표된 CNN 및 ORC 여론조사에서는 양자대결 시 클린턴은 45%로 48%를 얻은 트럼프에게 3% 포인트 뒤졌고, CBS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43%로 44%를 얻은 트럼프에게 1% 포인트 차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이제 그 격차가 6% 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져, 클린턴이 대선 레이스 이후 최대 격차로 역전당했다.
이는 클린턴이 ‘이메일 스캔들’ 등 부정직하고 구시대적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함은 물론 트럼프가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NBC 뉴스와 함께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 여성 52%는 클린턴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 여성은 트럼프를 선호했다. 35~49세 백인 여성의 51%가 트럼프를, 34%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50~64세 백인 여성의 지지율도 트럼프 54%, 클린턴 36%였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미국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32.7%로 남성의 32.3%보다 높고, 제너럴모터스(GM), 펩시, IBM 등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여성이 맡고 있는 상황에서 백인 중장년 여성들은 클린턴이 이루고자 하는 또 다른 ‘유리천장 깨기’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유명 여성 테니스 선수 출신인 빌리 진 킹(72)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를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할 때와 비교하면 클린턴을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데는 사람들이 큰 흥분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07-29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