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사태 후에도 美경찰 총격 사망 계속 증가…흑인이 2.5배”(종합)

“퍼거슨사태 후에도 美경찰 총격 사망 계속 증가…흑인이 2.5배”(종합)

입력 2016-07-08 09:58
수정 2016-07-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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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상반기 경찰 총격 사망자 491명”…가디언 “젊은 흑인남성 사망률 높아”

‘보디캠’ 영상, 경찰 과실 판단 증거로 적극 활용

미국에서 경찰관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사망자 가운데에는 흑인이 백인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미 전역에서 발생한 경찰의 총격 사건을 자체 집계해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경찰관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이 49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65명에 비해 6% 증가한 수치다.

흑인을 겨냥한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 억제와 사법 시스템 개혁 요구가 분출했던 2014년 8월 ‘퍼거슨 사태’ 이후에도 경찰에 의한 총격 사망은 계속 증가한 것이다.

‘퍼거슨 사태’는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미주리 주 소도시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에 희생된 사건이다. 이후 백악관 태스크포스팀은 경관들을 대상으로 격한 대치상황을 완화하는 기술 등 교육을 실시하고 과잉대응을 줄이기 위해 경관들의 ‘보디캠(body cam)’ 착용을 촉구했다. 또 미 법무부는 퍼거슨 시와 경찰 훈련 방법과 법원 제도를 개선에 합의했다.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사람 수는 백인과 소수인종(흑인 포함)이 절반씩으로 비슷했지만, 경찰로부터 총격을 당한 비율은 흑인이 백인보다 2.5배나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자체 집계를 통해 지난해 미국에서 경찰 총격으로 모두 1천13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인구 가운데 2%에 불과한 15∼35세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 사망자 전체의 15%를 차지했다. 같은 연령대의 백인 남성보다 경찰 총에 맞아 죽을 확률이 5배 높은 것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WP는 또 올해 상반기 전체 총격 사망자 가운데 무장하지 않은 비율은 10%가 안됐고, 4분의 1은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경찰 총격으로 인한 흑인 여성 사망자는 8명으로, 지난해 1년간 사망자(10명)와 비슷한 인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총기를 든 범인과 대치하는 등 임무 수행 도중 총격으로 숨진 경찰의 수는 이 기간 16명에서 20명으로 4명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경찰의 총격 장면이 담긴 영상이 촬영되는 횟수가 지난해 76건에서 올해는 105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경관들의 보디캠으로 촬영된 영상이 가장 많았는데, 지난해 34건에서 올해 63건으로 늘어났다.

총격 장면을 담은 영상은 경찰의 과잉대응을 가리는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되는 추세다.

총격 사망 사건에 따른 경찰 기소 사건 가운데 영상이 증거로 사용된 건수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은 47건 중 15건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18건 중 10건, 올 상반기에는 7건 중 5건으로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보디캠 등 개혁 조치와 영상 촬영의 증가는 경찰에 의한 총격 사망사건을 줄이는 데 아직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범죄학자 제임스 앨런 폭스는 “모든 경관이 훈련을 받는 데도, 문화를 바꾸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영상 촬영의 경우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경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경관들이 위험을 느껴 본능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WP가 확보한 총격 사망 사건을 일으킨 경찰 453명의 근무연수를 보면, 만2년 미만의 ‘신참’은 19%에 그쳤으나, 3∼10년차와 11년차 이상이 각각 40%와 41%에 달해, 대체로 ‘베테랑’ 경찰의 총기사고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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