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붓고 이 빠진 채 웃는 여성, 뱅크시 작품에 남성 가둔 냉장고 ‘뿅’

눈 붓고 이 빠진 채 웃는 여성, 뱅크시 작품에 남성 가둔 냉장고 ‘뿅’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2-15 05:04
수정 2023-02-15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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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밸런타인 데이에 영국 런던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의 동부 켄트주의  해안마을 마게이트에 등장한 뱅크시의 벽화 작품. 마게이트 로이터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밸런타인 데이에 영국 런던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의 동부 켄트주의 해안마을 마게이트에 등장한 뱅크시의 벽화 작품.
마게이트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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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는 여성의 모습만 담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자신의 작품이 맞다고 확인해줬다. 인스타그램 캡처
뱅크시는 여성의 모습만 담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자신의 작품이 맞다고 확인해줬다.
인스타그램 캡처
1950년대에서 튀어나온 듯한 여성이 한쪽 눈이 붓고 이빨이 빠진 채 웃고 있다. 옆의 냉장고에 한 남성을 가두고 만족해 하는 듯한 표정이다.

14일(현지시간)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영국 런던에서 동쪽으로 기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해안가 마을 마게이트에 등장한 세계적 그라피티(공공장소 낙서) 작가 뱅크시의 밸런타인 데이 기념 벽화가 눈길을 끌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얼굴 없는 화가’인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마게이트의 벽화가 전날 제작한 자신의 작품 ‘밸런타인 데이 마스카라’라고 이날 아침 확인해줬다.

이번 작품은 특히 그림 속 여성의 얼굴이 구타당한 듯한 모습인 데다 작품 속의 버려진 냉장고가 곧바로 수거되면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뱅크시가 자신의 작품이라고 발표하면서 등장 여성의 얼굴만 확대한 사진을 함께 올렸기 때문에 댓글에는 이 그림이 여성 대상 가정폭력을 다룬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작품은 처음엔 낭만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과는 달리 가정폭력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가 뱅크시가 자신의 작품이라고 확인해준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구청에서 안전을 이유로 신속하게 냉장고를 치워버리며 더 화제가 됐다. 작품이 들어선 곳의 주인인 주민은 이날 정오쯤 매우 신속하게 길에 있던 물품들이 트럭에 실려 제거됐다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이 주민은 전에는 쓰레기가 방치돼있는지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예술작품이 되자 재빠르게 치워버렸다면서 불만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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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측이 서둘러 냉장고 등 주변의 쓰레기들을 위험하다며 정리하고 있다. 애나 브라운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구청 측이 서둘러 냉장고 등 주변의 쓰레기들을 위험하다며 정리하고 있다.
애나 브라운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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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냉장고가 사라져 남성의 다리 부분만 덩그러니 남은 작품 주변에서 놀고 있다. 마게이트 로이터 연합뉴스
어린이들이 냉장고가 사라져 남성의 다리 부분만 덩그러니 남은 작품 주변에서 놀고 있다.
마게이트 로이터 연합뉴스
냉장고 외에 망가진 흰색 정원 의자, 푸른색 나무상자, 빈 맥주병 등이 널부러져 있었다가 깨끗이 치워졌다.

마게이트 주민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리처드 를레웰린은 “그 통로, 공중이 함께 쓰는 그 길이 뱅크시의 예술작품을 불러들이다시피 했다. 몇주 내내 이런 모습이었다. 그 더미 속에 있는 것들은 충격적”이라면서 “그런데도 구청은 예술작품의 일부를 200m쯤 옮겨 제거하는 데 재빨랐다. 내 생각에 누군가의 우선순위는 조금 잘못돼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주민은 “아마도 거기에 몇달은 그렇게 있었는데 한때 건강과 안전 이슈였던 것이 예술의 일부가 됐다”고 지적했다.

구청 측은 “안전해지면 돌려놓을 것”이라며 “부지 소유자를 접촉해서 작품 보전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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