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11일 간격 아들·딸 잃은 美엄마 “제발 마스크 써 달라”

코로나로 11일 간격 아들·딸 잃은 美엄마 “제발 마스크 써 달라”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7-22 17:33
수정 2020-07-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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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1일 간격으로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남매 미카엘라 프랜시스(23)와 바이런 프랜시스(20).   고펀드미 캡처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1일 간격으로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남매 미카엘라 프랜시스(23)와 바이런 프랜시스(20).
고펀드미 캡처
미국에서 한 엄마가 코로나19로 아들과 딸을 11일 간격으로 잇따라 잃은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의 로더데일 레이크스시에 사는 모네 힉스(48·여)는 4명의 아이를 둔 엄마다.

비극은 지난달 27일 시작됐다. 올랜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였다.

힉스는 당시 거실 바닥에 앉아 잠을 자던 아들 바이런(20)의 상태가 어딘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곤 곧바로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데려갔다. 힉스는 “아들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들은 병원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미처 추스를 새도 없이 딸도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딸 미카엘라(23)가 두통과 고열을 호소한 것이다.

힉스는 딸을 곧바로 병원에 데려갔지만 상태는 급격히 악화했다. 미카엘라의 혈압이 점점 떨어졌고 결국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딸은 이내 신장을 잃었고, 간도 손상되기 시작했다는 진단도 받았다. 힉스는 “딸의 몸 전체가 하나씩 망가졌다”고 전했다.

힉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딸 미카엘라는 지난 8일 끝내 눈을 감았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11일 만이었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 의학 검시관은 바이런과 미카엘라의 직접적인 사인을 코로나19 감염으로 지목했다.

두 자녀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검시관은 아들 바이런의 경우 고도비만과 천식, 딸 미카엘라는 비만과 천식, 만성 폐쇄성 질환을 간접 사인으로 진단했다.

힉스의 가족은 두 아이의 장례조차 아직 치르지 못하고 있다.

힉스는 “낮에는 어떻게든 견디고 있지만, 밤이 되면 너무 힘들어진다. 두 아이와 함께했던 생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며 슬퍼했다.

이어 “이건 게임 같은 게 아니다. 제발 마스크를 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국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라온 이 사연은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부를 하면서 이날까지 1만 4600달러(약 1700만원)에 가까운 장례 비용을 모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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