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의 장본인’ 와인스틴 홍콩 원정성추행 의혹까지

‘미투의 장본인’ 와인스틴 홍콩 원정성추행 의혹까지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15 10:55
수정 2017-12-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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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에서 취업 면접한다며 ‘옷 안벗으면 채용 불가’”

지구촌에 성폭력 폭로 캠페인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추행 의혹이 홍콩에서도 불거졌다.

홍콩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할리우드의 성폭력 관행에 부역자 노릇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15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TVB방송의 전직 여성 진행자는 2009년 취업 면접을 보러 갔다가 와인스틴으로부터 몹쓸 짓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와인스틴은 급성장하는 홍콩의 영화, TV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던 차에 홍콩을 방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피해 여성은 와인스틴이 제작하는 패션 디자이너 발굴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런웨이’의 아시아판 진행자를 지원했다.

면접 장소는 중심가에 있는 5성급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객실.

와인스틴은 소파에 앉아 얘기하다가 슬금슬금 가까이 다가와 허리, 팔, 어깨 등을 건드렸다.

나중에는 몸매 검사를 해야 한다며 “옷을 벗지 않으면 일자리를 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여성의 상의를 끌어올리려고 했고, 거부에 직면하자 접촉 없이 샤워하는 모습만 서로 번갈아 지켜보자고 제의를 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와인스틴이 운영하던 제작사의 홍콩지사 임원이던 베이 로건의 알선으로 이뤄졌다.

로건은 호텔 로비에서 이 피해 여성을 만나 와인스틴이 있는 방으로 올려보냈다.

이 여성은 와인스틴의 방에서 나와 로건에게 항의했다.

로건은 와인스틴의 방에 제 발로 간 것 자체가 암묵적으로 와인스틴이 할 행위를 받아들이기로 동의한 것 아니냐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와인스틴의 친구인 로건도 여성 7명이 성추행 전력을 폭로하면서 배우자와 헤어지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SCMP는 할리우드 성폭력 스캔들에 홍콩이 저지른 역할이 더 컸다는 게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와인스틴은 수십년간 성폭력을 일삼은 할리우드 제작자로서, 여성들의 피해 폭로 캠페인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촉발한 장본인이다.

미투 캠페인으로 얼굴에 먹칠을 한 세계 각계 유력인사들의 수는 알려진 것만 100명을 훌쩍 넘어 인명사전이 작성될 수준에 이른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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