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글로벌화 전략…어디서나 충성맹세 하면 ‘칼리파 전사’(종합)

IS의 글로벌화 전략…어디서나 충성맹세 하면 ‘칼리파 전사’(종합)

입력 2016-06-14 08:28
수정 2016-06-14 08: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본토’ 중동에선 세력위축…글로벌 테러 역량은 확대

올랜도 테러 표적, 파리 테러 때 바타클랑 극장과 유사

미국 올랜도 총기 테러범 오마르 마틴이 테러 직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IS와 직접 연관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S 수뇌부가 미국 본토 내 테러를 자행하라는 ‘지령’을 내렸느냐는 의문이다.

미국 내에서 IS에 충성을 맹세한 총기 테러는 지난해 5월 텍사스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이들 테러의 모두 범인이 테러 감행 직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충성한다는 맹세의 글을 남겼다.

IS 수뇌부의 승인이 필요없는 마지막 유언과 같은 충성맹세는 IS와 직접 연관성 또는 지령 가능성을 낮추는 단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IS가 그간 서방의 추종자에게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 방식의 테러를 부추긴 언사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IS의 대변인 격인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는 지난달 인터넷을 통한 메시지를 통해 “모든 (서방에 대한) 공격이 소중하다”며 “이곳(이라크·시리아)에서 우리가 벌이는 성전보다 그들의 땅(서방) 한가운데서 벌이는 작은 성전이 더 가치있다”고 선동했다.

언제 어디서나 IS에 충성맹세를 한다면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수행한 ‘칼리파 전사’이자 순교자로 추앙받을 수 있고 죽은 뒤에라도 IS의 일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IS는 스스로 IS에 감화된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사후에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전세계에 이를 전파해 추앙받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중동에서 IS가 직접 벌이는 자살폭탄 테러와 마찬가지로 목숨을 내건 ‘자신들만의 순교’ 직전 고백한 충성맹세는 이들의 죽음에 극적인 효과를 덧씌운다.

극단적 이슬람 테러조직이 중동 외에서 벌인 첫 테러인 9·11의 경우 알카에다 본부가 기획해 테러범을 훈련한 뒤 미국으로 침투시켜 ‘지하드의 글로벌화’를 추구했다.

그렇지만 IS는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인터넷망을 통해 전세계 어느 곳이나 추종 세력을 끌어모으고 세뇌해 스스로 테러를 저지르게 하는 전혀 새로운 글로벌화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IS가 최근 근거지인 중동에선 정규전에서 실지하고 있지만 국가를 참칭한 뒤 지난 2년간 이들이 구축한 선정적이고 정교한 글로벌화는 비대칭적 테러의 형태로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동 외에서 잇따르는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의 테러와 IS의 직접 연관성을 규명하려는 것은 9·11 테러에 기반한 낡은 시각으로, 이제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찰리 윈스터 조지아주립대 선임연구원도 13일 뉴욕타임스에 “IS는 매우 영리하게 움직인다”며 “IS와 직접 연관이 없어도 테러 직전 또는 도중 충성맹세만 하면 누구나 IS의 전사로 바뀐다”고 말했다.

이번 올랜도 테러범이 표적으로 삼은 장소와 가장 유사한 사례는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라고 할 수 있다.

IS는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성명에서 “바타클랑 극장엔 배교자 수백명이 모여 흥청망청 매춘 파티를 벌였다”면서 “파리는 십자군 휘장을 두른 혐오와 변태적인 도착 행위의 수도”라고 비난했다.

테러 당시 바타클랑 극장에선 록그룹의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IS, 탈레반과 같은 강경한 이슬람 원리주의 지하드 조직은 서구의 문화가 타락하고 퇴폐적이라면서 이단으로 규정한다. 이들 조직이 음악이나 춤, 여성의 노출, 동성애를 극도로 배척하고 종교 재판식으로 정죄하는 것도 이런 사상적 배경에서다.

올랜도 테러범이 평소 동성애에 혐오감을 보였고, 이들이 모인 클럽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IS가 전파한 이런 강고한 이슬람 원리주의를 그대로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자생적 테러로 파악되는 올랜도 총기 난사와, IS와 직접 연관된 파리 테러에서 유사점이 발견된다는 것은 그만큼 전세계에 걸친 IS의 선동이 상당히 효과적으로 진행됐다는 방증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