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타고 이-팔 충돌 격화…”아랍의 봄 때와 유사”

SNS 타고 이-팔 충돌 격화…”아랍의 봄 때와 유사”

입력 2015-10-14 09:59
수정 2015-10-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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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인 2차 봉기와는 다른 양상…”3차 민중봉기 이미 시작” 분석도

팔레스타인 청년 칼리파(19)는 동족 여성이 유대인을 흉기로 찌른 뒤 이스라엘 경찰 총격에 사망하는 동영상을 밤새 돌려봤다.

다음날 아침 그는 어머니에게 피곤해서 회사에 못 가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하루 전 사둔 칼을 갖고 나가 이스라엘인을 찔렀다.

칼리파의 사례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대립 격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직화된 지령에 따라 움직였던 2000년의 2차 인티파다(민중봉기) 때와 달리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SNS로 접한 영상 등에 자극을 받아 자발적으로 이스라엘인 공격에 나선다는 것이다.

SNS에서는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인을 흉기로 공격한 뒤 이스라엘 당국에 피살당하는 장면은 물론 집에 있는 식칼을 들고 공격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글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청년들 손에 들린 무기는 주로 작은 칼이나 드라이버, 감자껍질 벗기는 기계 같은 수준이다. SNS 영상으로 분노한 청년들이 곳곳에서 우발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식이다.

텔아비브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아랍 소셜미디어 전문가 오리트 페를로프는 NYT에 “발은 많지만 머리는 없는 문어와 같은 상태”라면서 “정교한 무기도 필요없다. 15살 정도된 소년들이 칼만 있으면 (공격에) 나서려는 식”이라고 말했다.

SNS에 자극받은 자발적 공격이 우후죽순 이어지다 보니 이스라엘 당국도 막을 도리가 없는 형편이다.

한 이스라엘 치안 당국자는 NYT에 “용의자 대부분이 잘 알려진 무장단체에 소속돼 있지도 않고 체포된 기록도 없으며 독실한 무슬림도 아니다”라며 “기껏해야 하루 이틀 전에, 혹은 당일 아침에 공격을 결심하고 있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SNS로 분노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이 같은 방식이 ‘아랍의 봄’ 때와 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클 헤르조그 전 이스라엘군 전략담당국장은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아랍의 봄 당시 목격된 현상이 팔레스타인 사회까지 퍼졌다”면서 현재 상황에 소셜미디어가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전문매체 알모니터도 ‘스마트폰 인티파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SNS 접근성이 팔레스타인 내부의 분노를 가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같이 팔레스타인인의 이스라엘인 공격과 이스라엘 당국의 보복살해가 계속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인티파다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이스라엘 군경의 총격과 시위진압으로 최소 2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약 2천 명이 다쳤으며 이스라엘에서는 사망자 5명과 부상자 87명이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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